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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집게 한국사 - 한국사시험에 가장 많이 나오는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유정호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리뷰] '족집게 한국사'
- 고대부터 근대사까지 시대별 핵심사건 100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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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유정호
펴낸곳 : 책들의정원
발행일 : 2019년 5월 5일 초판1쇄
도서가 : 18,000원
많은 사람들이 우리 역사를 얘기할 때 흔히들 오천년 또는 반만년 역사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기원전 삼천년경 역사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학창시절에 제 기억으론 우리 역사는 고구려 백제 신라로부터 시작되었고, 그 이전의 고조선은 단군신화라 하여 실증되지 않는 설화라고 배웠었는데요. 이게 다 일제강점기 일본학자들이 만들어낸 식민사관과 그들이 키워낸 식민사학자들 때문이라죠. 광복이후에도 이들이 한국 사학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근래 들어 재야사학자들과 민족사학자들에 의해 식민사관이 점차 극복되고 있다는게 그나마 다행이죠.
이번 읽은 도서는 한국사에 대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족집게 한국사>란 책이었습니다. 도서제목을 봄 수험서적 같아 보이지만 읽어 보면 인문서적에 보다 가깝게 느껴지던 도서였지요. 물론 도서 제목 윗부분에 기재되어 있는 문구, "한국사시험에 가장 많이 나오는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한"이란 말처럼 사건의 핵심을 도식화하여 요약해 보여주는 부분들 곳곳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한국사시험은 작가의 말에 따름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말하는 것이더군요. 그 말은 이 책 내용이 고교생들에게도 도움된다는 얘기겠죠? 여튼, 공부에 도움될 것 같다는 딸아이의 요청으로 서평단에 참여하여 받게 된 이 책,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젠 자식에게 책 넘겨줘야 할 시간이 되었네요.^^
저자는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우리나라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현직 교사분이랍니다. 주말에는 우리 역사와 국내 여행지에 관련된 역사 이야기를 SNS에 올리고 있고, 여행 인문서와 역사 인문서도 집필하였다는 걸 보면 역사와 관련된 길을 걸어가고 있는 분이라 여겨지네요. 그런데 책에 소개된 개인 SNS에 들어가 저자 사진을 보니 무척 젊어 보이네요. 의외였습니다.(저자 사진을 책 저자 소개부분에다 편집해 붙여서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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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작가의 말>, <1부. 고대부터 삼국시대까지 1~25>, <2부. 통일신라부터 고려까지 26~50>, <3부. 조선 전 · 후기 51~84>, <4부. 일제강점기부터 근대까지 85~100>, <참고문헌>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연대별로 분류되어 있기에 순서대로 읽어나가는게 가장 좋은거 같았아요. 100가지 사건들을 시대별로 보면 조선시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록이 가장 많이 남아 있기도 하고 각종 시험에서도 가장 많이 출제되는 부분이기에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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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수록된 100가지 사건들을 풀어가는 그 기본 형식을 보면 수험서적이 아닌 인문서적이란 점이 더욱 두드러져 보입니다. 보통 수험서라면 단문으로 요약정리되어 기재돼 있지만 이 책은 인문서처럼 장문의 글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 기본형식을 살펴보면 먼저 사건들 제목은 역사를 접하면서 종종 의문스러웠던 궁금점들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고주몽을 왜 태조라 부르지 않지?'처럼 말이죠. 그 의문사항에 대해 책은 장문의 글로 풀어서 해설하고 있구요. 앞서 말한 것과 같이 각종 시험 빈출도에 따라 판단한 듯 보이는 중요도 평점과 내용중 좀 더 설명이 필요한 것에 대해 별도의 칼럼에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표들도 눈에 잘 들어오게 잘 편집되어 있습니다. 파트의 마지막에는 '★한눈에 보는 역사'라는 차트로 수험서처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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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내용들 꽤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부여의 제천행사는 무슨 이유로 12월인지, 고구려와 옥저의 혼인풍습이 왜 다른건지, 백제 멸망 원인이 의자왕의 실정 때문인지 같이 한번쯤 의문부호를 찍었던 것들이 그러했는데 타당해 보이는 근거를 제시하고 설명하니 수긍이 가더랍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흔히 말하는 신라의 삼국통일, 고구려가 통일했음 광활한 북방영토를 상실하진 않았을텐데 처럼 여전히 논란이 많은 사건들에 대해선 책은 애매한 말로 마무리됩니다. 이 경우에는 이런 말이 쓰여지고 있었죠. "신라의 삼국 통일은 오늘날 각자 다른 판단을 하게 만든다." 흐흠.. 지나간 과거에 만약을 덧입히는 것만큼 쓸데없는 일도 없다지만 이 말은 좀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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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수록된 100번째 역사적 사건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입니다. 지금이야 5·18 민주화운동이라 말하지만 8~90년대만 해도 정부나 언론들에 의해 5·18 광주사태나 5·18 폭동이라 불리웠죠. 저 역시 언론들이 하는 말 그대로 믿었는데요. 대학 들어가서 그 처참하고 왜곡된 실상들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었죠.. 지금 생각해봐도 당시 대다수 언론기관들의 일사분란한 뻐꾸기 행태는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하긴 전임대통령을 투신자살에 이르게까지 정부(국정원)와 언론들이 연합하여 했던 걸 생각함 그럴만도 하겠네요. 이 사건 당시 최고 책임자는 여전히 자긴 책임 없다고 뻔뻔하게 주장하는 작금의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책에는 이미 잘 알려진 내용들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엔 많은 진실이 역사의 어둠 속에 파묻혔고 지금까지도 진실은 감추어지고 있다고 쓰여 있는데요. 이 사건과 관련된 자들이 아직도 많이 살아있고 여전히 고통받는 피해자들도 많은 비교적 최근의 사건이기에 서술에 조심스러움이 엿보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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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 참 많다는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삽화나 사진이 전혀 없더란 점이었는데요. 사건과 관련된 크지 않은 삽화나 사진 한장 정도를 도표와 함께 같이 수록했음 더 좋아 보일 것 같습니다.
지금 세상이야 대부분 지니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검색으로 궁금증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PC, 노트북으로 검색해서 보는 것과 책을 통해 읽는 그 맛은 많은 차이가 있지요. 역사에 관심있고 인문서 탐독하길 즐겨하는 분이라면 이 책 흥미롭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