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 너 꽃처럼 - 11월의 베트남, 꺼뚜족을 만나다
(사)함께하는 사랑밭 지음 / 북티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도서후기] '예쁘다 너 꽃처럼'

- 11월의 베트남, 꽃과 붓을 들고 꺼뚜족을 만나다 -

 

 

 

  

 

지은이 : (사)함께하는 사랑밭

펴낸곳 : 북티

발행일 : 2019년 4월 2일 초판1쇄

도서가 : 16,000원

 

 

  

 

베트남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니 세대마다 차이가 좀 있더군요. 젊은 세대들은 다낭과 같은 휴양 관광지를 얘기하는 반면에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은 베트남 전쟁을 얘기하더랍니다. 심지어 호치민(舊 사이공)이 어디에 있는 도시인지 잘 모르는 분도 있더군요. 베트남은 우리나라와는 여러가지로 유사한 부분이 많은 나라라고 합니다. 지리적으로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기에 수많은 외침에 시달린 것은 물론이거니와 19세기 제국주의의 침탈로 식민지배를 받았던 것도 그러하죠. 현대에 들어서는 인도차이나반도의 공산화를 우려하던 미국의 개입으로 그 유명한 베트남전쟁이 벌어졌지요. 미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패전을 안겨준 나라이기도 합니다.

이번 읽은 도서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으로 베트남의 소수민족이 있는 외딴 마을에 현지 봉사를 다녀 와 그 과정과 내용을 남긴 포토 에세이였습니다. 봉사를 주관한 곳은 1987년 설립된 '함께하는 사랑밭'이라는 NGO(Non Governmental Organization)로 베트남의 빈곤가정과 사각지대를 지속적으로 후원해 온 단체라고 합니다. 책에도 나와 있듯이 많은 분들이 재능기부와 자발적인 도움을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라 여겨졌죠. 이 책의 수익금은 함께하는 사랑밭을 통해 기부될 뿐만 아니라 출판사 '북티'도 수익금의 일부를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를 위해 기부한다니 눈여겨 보게 되더군요.

 

 

  

 

책은 그 구성이 단촐하게 느껴집니다. 포토에세이 이기에 글보단 사진에 더 주안점이 주어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책은 봉사를 떠나기 전 이야기인 <사랑밭 재능기부팀 이야기>로 시작되어 현지 봉사 활동 내용별로 구분한 <꽃 한 송이 : 베트남 소수민족, 꺼뚜족을 만나다>, <꽃 두 송이 : 소독 한 번, 연고 하나 그리고 한 알의 약>, <꽃 세 송이 : 전쟁이 남긴 흔적, 고엽제>, <꽃 네 송이 : 예쁘구나 너, 꽃같이>로 책은 마무리됩니다. 목차(Contents)상으로 보면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는 많은 사람들의 따스한 이야기로만 엮어진 듯 보이지만 이야기 중에는 충격적이면서 가슴 아려오는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이 자원봉사는 베트남 소수민족인 꺼뚜족과 1960년대 베트남전쟁의 흔적이라는 두가지 주제를 가지고 시작되었답니다. 먼저 현지 봉사를 하기 위한 재능기부 팀을 꾸렸다는군요. '함께하는 사랑밭' 홍보대사인 배우 오인혜와 캘리그라피 작자인 김정호 두분을 메인으로 구성하였답니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면서도 오늘의 추억을 오랫동안 남길 수 있는 방법으로 캘리그라피가 잘 어울릴 것 같았기 때문이라는군요.

 

 

  

 

책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원봉사는 11월에 3박 4일간으로 진행되었다 합니다. 배우이자 플로리스트와 캘리그라피스트를 주축으로 꽃과 붓을 들고 전기조차 잘 들어오지 못하는 해발 1,500m의 산악지대인 꽝남성으로 꺼뚜족을 만나러 갔다네요. 첫번째 이야기, '베트남 소수 민족, 꺼뚜족을 만나다'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은 사진들이 많이 수록되어 말그대로 포토에세이 답게 사진을 통해 그 모습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활짝 웃는 아이들 모습이 참 천진난만해 보이더군요.  

 

 

 

 

 

 

  

 

두번째 이야기, '소독 한번, 연고 하나 그리고 한 알의 약'은 자원봉사에 동행한 화상전문의와 함께 한 의료봉사 내용을 담은 것입니다. 꺼뚜족 마을에는 병원이 없기에 진료를 받으려면 몇시간 떨어진 병원을 찾아 나서기에 치료받기 여의치 않기에 의료봉사도 같이 하기로 계획을 짰답니다. 마을의 학교 교실을 빌려 진행한다는 무료 진료 소식에 주민 3백여명이 학교 운동장에 모여 번호표를 받고 대기했었다네요. 학교까지 오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방문 진료까지 진행하여 늦은 오후까지 시간을 꽉꽉 채웠답니다.

 

 

 

 

  

 

세번째 이야기, '전쟁이 남긴 흔적, 고엽제' 이 부분은 너무나 가슴 아픈 아이의 모습 때문에 가슴 아리던 장이었습니다.. 고엽제로 인해 태어날 떄부터 장애를 가진 세명의 아이들 이야기인데요. 부제는 '계속되는 상흔'입니다. 첫번째 아이 이야기는 지적장애와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소년 이야기로 그를 돌보던 유모 둘이서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아이의 부모는 아픈 아들을 유모에게 맡겨둔 채 소리 소문없이 떠나버렸다고 하는군요.. 수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한 지붕 아래 가족이 되어 둘이서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두번째 아이 이야기는 외형상으로는 이상없어 보이지만 고엽제 영향으로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소녀 이야기였습니다. 웃음기 없는 소녀가 손거울을 같이 만들면서 점차 웃음을 찾아가는 모습이 감동스럽게 다가오네요.

 

 

 

 

 

 

  

 

세번째 아이 이야기는 첫 모습부터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때 그 충격이란.. 자신이 왜 그런 아품과 고통을 겪어야만 하는지 그 이유 조차 모르고 살아왔다는 소년의 모습에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떨구어지더군요.. 고엽제로 인해 이 정도로 심각한 장애가 유전된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처음 봉사자들이 방문했을 때 아이는 웃음으로 반겨주었답니다. 아이는 왜 자기 집을 방문했는지 물었는데 고엽제라는 말에 놀라면서 침묵에 빠져 들었다네요.. 하지만 어색하지만 봉사자들과 함께 흰 부채 위에 꽃을 새기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색했던 분위기는 점차 사그러들었고 아이에게는 미소가 어리기 시작했답니다. 태어날 때부터 고엽제로 인해 힘겹게 살아왔건만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하는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 모습에 가슴이 찡해 옵니다.. 이 부분만큼은 전 페이지를 올려야 할 거 같습니다. 일부만 보여주면 진정성 있는 모습이 아닌, 왜곡된 감정으로 전달될 것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Vietnam War. 비행기로 고엽제를 살포한 자들은 있지만 책임지는 이는 없는 전쟁.. 무엇을 위한 전쟁이었던건가요.. 공산국가 확산 억제? 조국의 독립? 정치한다는 작자들에겐 좋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아군과 적군, 군인과 민간인 구별없이 무차별적으로 피해를 입혔을 뿐만 아니라 그 자녀들, 손자들에게까지 심각한 장애를 유전시키는 화학무기가 사용된 천인공노할 범죄의 전쟁이라 할 것입니다. 이 세번째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고엽제, Agent Orange에 대해 두페이지에 걸쳐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네번째 이야기, '예쁘구나 너, 꽃같이'는 학교 수업이 있는 날 찾아가 아이들과 같이 핸드페인팅을 그리고 마지막을 함께 하는 이야기입니다. 3박4일간의 일정이었다니 아마도 마지막 날이었을 듯 싶은데요. 나눠준 라운드 티셔츠를 입고 다같이 모여 단체사진을 남긴 것을 보니 예전 학창시절에 소풍가거나 졸업식 앞두고 찍었던 단체사진들이 떠오릅니다. 이 아이들에게도 그런 사진 남길 일이 있을까요? 손 흔들며 활짝 웃는 아이들을 보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그러고 보니 중장년층들에게 웃음이란 추억 속의 잔재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아픔과 고통이 없는 세상이 있을 리 없겠지만은 이러한 누군가를 돕는 활동을 통해 이해와 공감으로 더불어 살아 가는 세상으로 변화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정치한다는 인간들처럼 보여주기 위해 봉사활동 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라도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되었든 어려운 이들에게는 그러한 것이라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테니까요. 제 자신도 그렇게 하질 못하면서 이런 말을 한다는게 좀 그렇습니다.. 봉사를 통해 어려운 이들을 조금이라도 도와주고픈 생각이 있으신 분이라면 이 도서 한번 읽어보시는 것 좋으리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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