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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시간 - 내촌목공소 김민식의 나무 인문학
김민식 지음 / 브.레드(b.read) / 2019년 4월
평점 :
[도서후기] '나무의 시간'
- 나무 보헤미안과 세상 속 나무를 여행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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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김민식
펴낸곳 : 브.레드
발행일 : 2019년 4월 15일 초판1쇄
도서가 : 15,000원
약 35억년전 지구에 생명체가 등장한 뒤 지구는 지금까지 총 5번의 '대멸종'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생명체 중 99%는 멸종되었다고 하지요. 가장 많은 생명체를 멸종시킨 것은 2억5천만년전에 있었던 세번째 대멸종이라고 하고, 지구의 마지막 대멸종은 약 6천5백만년전이었다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대멸종 이후에도 지구에는 생명체가 다시 생겨나 번성하게 되었지요. 현재 지구상에서 생명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물과 공기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들을 잘 유지시켜 주는 것은 식물들이라 하죠.
식물들은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생성하고, 물을 정화시켜주고 물의 순환을 원할하게 해준다 합니다. 이처럼 나무는 지구 생명체들에게 크나 큰 이로움을 주는 생명체이지요. 하지만 그러한 나무에 대해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저 역시 나무에 대해서는 자세히 아는 게 별로 없었죠. 이번 읽은 도서는 나무와 함께 40여년을 일해온 분이 집필한 수필으로 <나무의 시간>이라는 책입니다. 책을 읽어보니 오랫동안 목재 거래를 중개해 왔고 현재 목재 관련 상담과 강의까지 하고 있는 분이기에 쓸 수 있는 내용들이 가득하더군요. 참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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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내촌목공소의 목재 상담 고문이라는 독특한 직업을 영위하고 있는 분입니다. 한때 한국의 주력산업 중 하나였었던 목재산업계에서 40여 년을 목재 딜러와 컨설턴트로 일해왔다고 합니다. 글 내용 중에는 저자가 나무의 본고장인 테네시에 목재 가공품을 팔겠다고 출장 간 이야기가 잠깐 나오기도 합니다. 거기에서 출장간 당시가 일인당 국민소득이 막 일천달러를 넘기던 시절이라고 나오는데요. 제 알기론 우리나라가 일인당GNP가 1천불이 넘겼던 시기가 1977년인데요. 작년말(2018)에 삼만불이 넘었다니 참 옛날 얘기입니다..
책은 <추천의 글>과 <프롤로그. 내 나무 이야기의 시작>으로 시작하여 <1장. 가로수길은 프랑스에서 시작됐다>, <2장. 이탈리아 와인은 포플러에 실려 온다>, <3장. 오지에 나무를 심어라, 그래야 오래 간다>, <4장. 숲이 좋은 곳은 사람도 넉넉하다>로 저자가 바라보는 나무에 대한 시각과 풍부한 경험들 이야기로 채워지고 마지막으로 <에필로그. 나무를 헤아리며>로 책은 마감됩니다.
책에는 제가 알고 있던 나무에 대한 지식들 중에서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이 꽤 있더란걸 일깨워줬습니다.. 보통사람들이라면 저와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은 듭니다만은 그래도 그 자괴감 쉽게 가시질 않더군요.^^ 여튼, 책은 나무에 대해 여러가지 새로운 것들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좀 아쉬운 점도 있었죠. 그것은 수록된 사진들 별로 없다는 것으로 그 적은 사진 마저도 진초록 단색으로 인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나무니까 초록빛으로 인쇄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같이 풀컬러 동영상이 대세인 세상에 단색 사진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날로그적인 감성도 좋지만 생생한 나무의 색감을 느끼는게 더 좋지, 알아보기도 힘든 단색 사진은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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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앞에는 숲이 있었고, 문명 뒤에는 사막이 따른답니다. 저자는 나무가 사라지는 곳은 문명도 황폐해지고 붕괴되어졌다고 말합니다. 이 이야기는 '레바논 국기의 초록 나무'에서 나오는 말인데요. 실제 사막화된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로마를 보면 알 수 있답니다. 이들 문명이 탄생하고 번성하던 시기에는 울창한 숲과 나무들이 있었는데 무분별한 남벌로 숲이 사라져 가면서 이들 문명은 쇠퇴의 길로 들어섰다는군요. 그동안 강대국이었던 나라들을 보면 모두 울창한 숲을 보유하던 나라들이란 공통점이 있답니다.. 순간 우리나라는 울창한 숲이 없어서 강대국이 못되었나 싶더군요. 책엔 우리나라 대기업이 인등산에 울창한 산림을 가꾸기까지 한 이야기가 나오던데 말이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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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수록된 인상적인 나무에 대한 내용들 참 많습니다. 이름은 같지만 종이 전혀 다른 나무들이 꽤 많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네요.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그 자리에 있었다는 보리수나무가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보리수나무와 전혀 다른 종이라는 것에서부터 최고의 목재라 일컬어지는 흑단이 지금은 정확한 나무 이름이 아니라 열대우림 지역에서 나는 속이 검고 단단한 나무들을 통칭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흥미로운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목재에도 엔지니어링이란게 있다는데요. 최근 독일에서 '진공 열처리 건조'로 목재를 가공하여 어떠한 화학적 처리도 없이 흑단보다 더 안정적인 목재로 만들었다는군요. 기술의 진보가 목재분야에도 있다는게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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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인간들에게 맑은 공기와 정화된 물을 주는 등 많은 이로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상쾌함과 편안함을 느껴보고자 울창한 산림을 찾아 가곤 하죠. 우리나라에도 전국적으로 여러군데 수목원이 생기고 담양 메타세콰이어길, 월정사 전나무길 등 가볼만한 좋은 숲길도 많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처럼 일반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나무에 대해 정확하고 세세하게까지 알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잘못 알려진 나무 상식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 두면 좋지 않을까 싶네요. 그 점이 바로 이 책이 주는 장점 아닐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