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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구조 교과서 - 항해를 꿈꾸는 자들을 위한 배의 과학 메커니즘 해설 ㅣ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이케다 요시호 지음, 전종훈 옮김, 정준모 감수 / 보누스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도서후기] '선박 구조 교과서'
- 항해를 꿈꾸는 자들을 위한 배의 과학 메커니즘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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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이케다 요시호(池田良穂)
옮긴이 : 전종훈
펴낸곳 : 보누스
발행일 : 2018년 9월 5일 1판 1쇄
도서가 : 14,800원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 반짝이는 파도와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진 무인도에 가고 싶다는 로망 가지신 분 꽤 많지요. 특히나 일상에 지쳐 쉬고 싶을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하지만 로망은 로망일 뿐, 그러한 섬은 커녕 가까운 도서 해안에 가기도 쉽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섬에 가려면 배가 필수이죠. 배라고 하니 여러가지가 생각나는데요. 많은 이들에게서 피눈물을 쏟게 한 세월호에서부터 대한민국 해군 초계함이었던 천안함, 태안반도 앞바다에서 해상크레인과 충돌하여 기름이 유출, 엄청난 해양오염을 일으켰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 그러고보니 생각나는 것들이 모두 사건사고들입니다.. 이번 도서후기는 이러한 배들에 대해서 여러가지로 알아볼 수 있는 <선박 구조 교과서>라는 도서입니다.
선박은 뭍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운송수단입니다. 간혹 수륙양용인 에어크래프트라는걸 드물게 볼 수 있는 정도죠. 최근 들어 강이나 해안일대를 도는 유람선(크루즈선이라고 많이 불림)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데요. 그렇지만 그러한 선박에 대해서 배 구조. 운영, 사용 용어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게 대부분입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거의 모르던 내용들이었죠. 도서 제목처럼 말 그대로 교과서같은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일본인으로 선박공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분입니다. 출신대학의 선박공학과, 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로 근무했고 현재는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재즈 베이시스트 동명이인이 주로 검색됩니다. 어렵게 찾은 결과 저자는 일본의 해상건축가 협회의 간사이상을 네번 수상하고 협회에 기고문이나 출간한 도서들도 무척 많았습니다. 제 보기에도 이 분야에서 전문가임이 확실한거 같더군요.
책은 배에 대해 참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목차를 보면 <머리말>, <Chapter 1. 배란 무엇인가?>, <Chapter 2. 배의 종류를 살펴보자>, <Chapter 3. 크루즈선 속을 들여다보자>, <Chapter 4. 배가 만들어지기까지>, <Chapter 5. 배를 움직이는 기술>, <Chapter 7. 배의 운항 기술>, <Chapter 8. 배가 맡은 임무의 중심은 항구>, <Chapter 9. 배가 쉬는 곳>, <참고문헌/찾아보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배의 정의와 배의 종류, 배의 건조, 배와 관련된 기술, 배가 있을 수 있는 장소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는걸 알 수가 있습니다. 그 수록된 내용들을 읽어보니 배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기술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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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er 1에서는 배에 대한 기본 지식부터 알려주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나오는 용어에 대해 정리부터 해야되겠더군요..
선사 : 배를 소유 또는 임차하여 화물을 운송하고 그 대가로 받는 운임을 수입원으로 하는 해운회사
선주 : 배를 소유한 개인 또는 법인
선적 : 배가 소속된 국가/국적으로 일반적으로 배의 선미에 표시함
선적항 : 배의 국적이 등록된 항구
편의치적선 : 선주의 국적과 선적이 서로 다른 선박
허브항 : 컨테이너 수송 효율화를 위해 대형선박으로 수송하는 지역별 중심이 되는 항구(주변항구에는 작은배로 수송)
용선 : 배를 소유한 선주가 배를 빌려주는 것
나용선 : 배만 빌려주는 것
기간용선 : 선원을 포함해 운항까지 책임지고 배를 빌려주는 것
책에 따름 배의 종류로 여객선, 화물선, 어선 크게 세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여객선으로 유람선이라고도 불리는 크루즈선(Cruise Ship)과 카페리선, 고속 카페리, 고속 여객선을 보여주고 있고, 화물선으로는 컨테이너선, 원유운반선, 정유운반선, 목재운반선, 산적화물건, 광석/석탄 운반선, 액화가스 운반선, 중량물/모듈 운반선, 자동차 운반선, 냉장/냉동 화물선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선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배의 구분법이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 궁금한데 책으로는 좀 애매모호하단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지식백과로 검색해 보니 배를 구분하는 방법에도 용도별 구분과 법규상 구분, 운항방식에 따른 구분 등 여러가지 구분방식이 있더군요.. 용도별 구분에 따름 군함, 상선, 어선, 특수선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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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선에 대한 정의도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요. 어선은 어업에 사용되는 배라고 당연히 생각할텐데 한국 어선법에 따르면 약간 다르답니다. 법에는 '어업, 어획물 운반업 또는 수산물 가공업에 종사하는 선박, 수산업에 관한 시험·조사·지도·단속 또는 교습에 종사하는 선박 등'이라고 규정되어 있다네요.
책에는 배에 대해 설명하면서 해당 유형의 배 사진들을 수록하고 있는데요. 거기엔 그 배의 선박평형수와 저장탱크가 같이 표시되어 배의 단면을 알 수가 있게 되어 있단 점이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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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Chapter의 마지막 부분에는 <Ship Inside>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은 배와 관련된 용어 중 흔히 얘기하는 것이지만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용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는 파트입니다. 가장 많이 알려진 "톤"과 "노트"에 대한 용어 설명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배에서 사용되는 "톤"이란게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무게의 단위 "톤"과는 그 의미에 차이가 있는데 '톤'은 배의 무게를 표시하는 것과 배의 부피를 것 두가지 방식이 있다고 합니다. 무게를 나타내는 '톤'에는 '만재배수량(화물을 가득 실은 상태의 배 총 무게)', '재화중량(실을 수 있는 화물과 연료의 양)', '경하중량(배 자체의 무게)'이 있다고 하고, 부피를 나타내는 '톤'에는 '총톤수(선박 크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선체의 밀폐된 공간의 총용적에서 추진,항해,안전,위생에 관계된 공간을 차감한 전체 용적으로 100세제곱피트=1톤)'와 '순톤수(화물을 싣는 공간만의 크기)'가 있다고 합니다.
"노트(Knot)"는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배의 속도를 표시하는 단위인데 선박이 1시간에 1해리(1,852m)을 진행하는 속력이랍니다. 이걸 "시속(㎞/Hr)"로 환산하면 다음과 같다네요.(예 ; 21노트 × 2 × 0.9 ≒ 38㎞/Hr) '노트'란 단어의 유래가 재미난데요. 예전에는 밧줄 끝에 판자를 매달아 선상에서 바다에 던진 후 일정시간 동안 풀려나가는 밧줄의 길이로 배의 속도를 측정했답니다. 그래서 매듭(Knot)이 그대로 배속도를 의미하게 되었다네요.
또 하나, Ship Inside 내용 중 집중해서 보게된 것으로 "취성파괴"란게 있었습니다. 이것은 순식간에 배를 두동강 내게 하는, 저온에서 발생하는 금속 파괴현상이라는데요. 이 내용을 읽으면서 '천안함 사건'이 떠올랐죠. 천안함이 두동강 난 채로 침몰하였기에 그 침몰원인에 여러가지 설들이 많았었는데요. 그중 하나가 '취성파괴'였었죠. '취성파괴'는 용접한 부분이 깨지는 경우가 많았기에 한동안 용접을 믿을 수 없다고 여겼던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용접기술이 발전되고 용접성 좋은 재료가 새로이 개발되어 사용하기에 그런 경우가 드물다고 하네요.
책은 배에 대해, 배와 관련된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타보았던 선박들이 어디에 해당되는지 궁금했죠. 섬과 연결하는 연락선들은 어디에 포함될까요? 책에서 보여준 종류에 따르면 '연락선(連絡船)'이라고도 하는 '페리(Ferry)'나 '카페리(Carferry)'에 해당되는거 같습니다. '카페리'는 여객과 자동차의 운송을 목적으로 하는 화물선박으로 차량갑판과 램프를 갖춘 배를 말하는 것이고, '페리'는 승객을 운송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여객선을 말하니까 말이죠. 이제는 배를 보면 그 구분을 정확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