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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추리 조선사 -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에서 사도세자의 뒤주까지, 가정과 추론으로 재구성한 조선 이야기
김종성 지음 / 인문서원 / 2018년 4월
평점 :
[도서후기] ' 역사 추리 조선사'
- 가정과 추론으로 재구성한 조선 이야기 -

지은이 : 김종성
발행처 : 도서출판 인문서원
펴낸날 : 2018년 4월 2일 초판1쇄
도서가 : 15,000원
많이들 들어보신 말중에 이런 말이 있지요. "역사에 가정이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그래도 만약에 OOO했었다면 역사는 ..."란 말 많이 하곤 합니다. 세월이 흐른 뒤 지나온 역사의 흐름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방향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역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아쉬움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버스 지나간 뒤 손 흔드는 격'이란 말처럼 이미 지나간 과거는 돌이킬 수 없기에 가정을 한다는게 별무소용이긴 하죠. 마치 주식시장에서 급등락을 거듭한 주식을 낙폭이 컸을때, 반등하기 직전 바로 그때 사둘걸 하고 아쉬워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이번 읽은 도서는 이미 지나온 조선의 역사에 대해 가정과 추론을 가지고 재구성해보는 이야기의 책입니다. 이미 아는 내용도 있지만 생각지도 못한 부분도 꽤 되는 내용이었죠.
일어나지 않은 사건으로 다시 생각하는 '만약에' 역사!
저자는 학부에서는 철학을 전공하였지만 대학원에서 사학으로 박사과정까지 수료한 분이랍니다. 월간 '말'에서 기자생활을 하였고 한국문화재단에서 자문위원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셨다는군요. 경력을 볼 때 재야사학자의 범주에 들어가는 분 아닌가 싶었습니다. 출간한 서적을 보면 주로 사회 및 정치사적 관점에서 바라 본 역사 관련 도서들을 많이 집필하신 듯 보입니다.
책은 조선 오백년사(내용중에는 고려말 사건도 있긴 합니다만)에서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을 저자의 상상과 당시의 시대상황, 논리적 타당성을 근거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총 30가지의 사전들이 시대순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각 단락별로 6~10페이지 정도로 분량은 많지 않지만 읽는 재미가 꽤 쏠쏠합니다.
재미있던 것 맨 마지막 단락의 <칭다오맥주가 안 나왔다면?>이었습니다. 예전 칭다오(청도)에 여행 갔을 때 현지 칭다오맥주공장에서 시음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맛이 무척 좋았었는데 국내 수입해 들어온 칭다오맥주와 그 맛이 달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러한 칭다오맥주가 안나왔으면 조선이 망하지 않았거나 멸망이 늦어졌다니 왠 뜬금없는 소린가 했죠. 그런데 읽어보니 나름 그럴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반도와 중국 산동반도, 요동반도라는 지정학적 요인과 당시 세계 열강들의 각축전이란 시대적 상황을 감안하면 그렇다는게죠. 자세한 내용은 서점이나 도서관, 아니면 구해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생각지도 못한 역사적 사실을 추론을 통해 의외의 결과를 보여주어 그 내용이 무척 흥미로왔던 것은 <조선시대에 대비의 수렴청정이 없었다면?>입니다. 사실 조선시대에 수렴청정이 있었다는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로 조선 후기의 경우 멸망을 초래하였단 인식이 일반적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책에서는 수렴청정이라는 제도로 인해 조선은 더 오래 존속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조선 왕실이 끊어질 수 있었던 최초의 위기를 건국 76년 만인 세조가 사망하던 때라고 보고 있습니다. 세조의 뒤를 이은 임금은 예종이었지만 허약한 체질이었기에 즉위한 지 15개월만에 사망하고 13세의 성종이 등극하게 되었죠. 그 시기 세조의 부인이자 성종의 대비인 정희왕후 윤씨가 수렴청정을 행했었기에 조선 왕조가 이어질 수 있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좀 의외였죠. 하지만 합당한 이유와 제시하고 있는 논리적 근거를 보니 꽤 설득력 있는 스토리라 생각되더군요.

이처럼 책은 30건의 역사적 사건들을 만약 그 사건들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할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나름의 근거와 추론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치사회에 대해 관심이 많거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즐겨 읽으시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아닐까 여겨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