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왜 싸우는가?
김영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지구는 요즘 곳곳이 아프고 쑤시다. 환경오염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지구 곳곳에서 난리도 아니다. 포탄이 터지고 총성이 울린다. 그리고 잠시간의 정적 후에는 슬픔과 비탄에 잠긴 사람들의 울음과 비명이 지구를 뒤흔든다. 지구는 전쟁 중이다. 가깝게는 러시아에서부터 멀게는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전쟁은 그치지 않고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하루도 뉴스에서 전쟁이야기가 빠진 적이 없다. 과연 무엇 때문에 세계는 싸우는 것일까? 아마도 욕심 때문일 것이다. 욕심이 없다면 분쟁도 갈등도 없을 것이고, 고로 전쟁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세계는 왜 싸우는가?]는 그러한 뭉뚱그려진 답변을 좀 더 세세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세계분쟁지역을 누비며 전쟁의 참상을 우리에게 알려온 '세계분쟁지역 전문 PD'인 작가가 아들과 아들의 친구들에게 분쟁의 진실을 알려주기 위해 써진 책이다. 책의 프롤로그를 보면 작가가 왜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 알게 된다. 취재차 찾은 스위스 제네바의 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작가는 ‘듀랜드 라인’에 대해 열렬히 토론을 하던 유럽의 청년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들의 토론에는 끼어들지도 못하고 맥주를 마시던 한국의 청년들도 만나게 된다. ‘듀랜드 라인’? 그게 무엇인지는 나도 작가의 설명이 없었다면 알지 못했을 것이다. 막연히 눈앞의 목표를 위해 수험이외의 것은 모두 차단하고 앞을 보면서 뛰어온 한국의 청년들은 곧 나였다. 그런 한국의 청춘들을 위해서 작가는 세계 분쟁 지역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였고, 처음에는 아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그렇게 쓰인 원고가 이제는 대중을 위해 출간이 된 것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했던 ‘블러디 다이아몬드’의 배경이 되었던 시에라리온, 공연장에서 인질극을 벌인뒤 무력진압을 당했던 반군들의 뉴스를 들었던 체첸, 얼마 전 아데만 작전을 벌였던 소말리아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의 분쟁지역은 정말 많다. 커다란 뉴스거리가 없어도 세계의 곳곳에서 지금도 전쟁을 벌어지고 있다. 석유, 다이아몬드, 영토, 종교 등등. 전쟁이 벌어지는 이유도 다양하다. 하지만 그 이유와 원인이 다양해도 그 뒤에는 무고한 인명의 희생이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 서로의 욕심을 위해 싸워대는 사람들 때문에 그것과는 상관없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다치고 망가지고 있다. 서로를 인간이 아니라 괴물이라 표현하고, 10세가 넘으면 민족을 위해서 여린 몸에 자살폭탄을 둘러매고 적진을 향해 뛰어드는 비정상적인 삶. 그 삶은 지금 어딘가에서 시작되고 또 마무리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만 욕심이 덜했더라면, 조금만 상대를 이해하였더라면, 조금만 더 이성적이었다면.. 하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세계는 왜 싸우는가?]는 단순히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원인을 알려주는 것 뿐 아니라, 전쟁으로 인한 무고한 희생과 긴 여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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