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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씩 지구 위를 이사하는 법
앨리스 스타인바흐 지음, 김희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한 달에 한 번씩 지구 위를 이사하는 법 – 앨리스 스타인바흐
한 번쯤은 지금과는 다른 공간에서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누구나 해보지 않을까? 나는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본다. 만약 과거의 어떤 순간에 다른 결정을 내렸다면 지금과는 확실히 다른 삶을 –정확히 말해서 보다 즐겁고 재미있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후회 섞인 생각을 말이다. 아마도 현재의 삶에서 느끼는 지루함 섞인 고단함 때문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나와 같은 보통사람들은 그저 생각만할 뿐 그런 생각을 현실로 옮길 용기나 결단력은 없다. 때문에 그저 생각만하고 시간은 흘러만 간다.
하지만 앨리스 스타인바흐는 달랐다. 열심히 앞을 보면서 살았고, 그 덕택에 삶이 안정권에 접어들자 그녀는 과감히 현실의 삶에서 벗어나 그 동안의 열망을 행동으로 옮기기로 결단을 내렸다. 배움과 여행,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열망. 그리고 그 열망이 행동으로 옮겨져 세상에 나타난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었다.
책을 보면 그녀가 경험한 7가지의 전혀 다른 삶이 어떠한 경험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리츠칼튼 호텔에서 운영하는 쿠킹클래스, 양치기 개를 길들이는 방법, 예술강좌와 글쓰기 수업듣기, 일본 전통 춤과 다도 배우기 등 신문기자로 인생의 전반부를 살아오면서 가꾸어온 그녀의 삶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일들을 배우면서 그녀는 그제껏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한다. 그리고 그 전에는 만날 일이 없었던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다양한 인생을 보게 된다.
사실, 처음에는 이 책이 ‘여행서’ 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지구 위를 이사 다니는 멋들어진 인생. 그런 부럽기 짝이 없는 인생을 사는 누군가가 쓴 여행 에세이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여행서가 아니라 자기계발서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어떠어떠한 일을 하라고 쓰여있는 여느 자기계발서와는 다르게, 여러 가지 배움을 통해 삶의 일기장을 두텁게 만들어가는 작가의 모습을 보면서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타오르게 하는 부류의 개발서라고 할까?
며칠 후면 사그라들 불꽃일지도 모르지만, 책을 읽는 내내 새로운 세상에 두려움 없이 자신을 던질 줄 아는 그녀의 용기가 부러웠고, 그 어떤 이득도 없어 보이는 배움에도 열의를 가진 그녀의 열정이 부러웠다. 그래서 나도 그녀처럼 배움을 통해 나의 인생 다이어리를 두텁게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