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힘껏 끌어안았다 - VOGUE 김지수 기자의 인터뷰 여행
김지수 지음 / 홍시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나를 힘껏 끌어 안았다 - 김지수.

나는 굉장한 수다쟁이 두 사람을 알고 있다. 그 두 사람의 닮은 점은 말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의 다른 점은, 한 사람은 굉장한 지루한 주제의 이야기도 재미있게 풀어나갈 줄 아는 재주가 있는 반면에, 다른 한 사람은 굉장히 지루한 이야기를 한 100배 정도 저 재미없고 지루하게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각종 잡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인터뷰’인데. 이 이세상의 모든 ‘인터뷰’도 이 두 사람과 마찬가지이다. 서너 장이 넘는 꽤 긴 분량의 인터뷰를 읽어도 마친 인터뷰이와 인터뷰어 두 사람 사이의 (혹은 그 이상이지만 아무튼 쌍방간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 정신 없이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그리고 그 인터뷰가 끝난 아쉬움에 묘한 아쉬움을 느끼게 하는 인터뷰가 있는 반면에, 단 한 쪽짜리의 짧은 분량의 인터뷰임에도 불구하고 몇 줄 읽지 않고 책장을 넘기게 하는 인터뷰가 있다.

김지수. 나는 잘 모르지만 ‘VOGUE’라는 세계적인 거대 잡지회사의 한국 지점에서 피쳐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그녀는 일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인터뷰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출간되는 엄청난 두께의 패션잡지에 그녀가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게재했고, 그리고 그 인터뷰들 중 몇몇 인물과의 인터뷰를 ‘나를 힘껏 끌어안았다’라는 왠지 쓸쓸하면서도 응원이 넘치는 것 같은 이름을 달아 출간했다.

유지태, 고현정, 진태옥, 장윤주처럼 유명한 패션잡지의 기자로서 그녀가 당연히 만나 봄직한 스타와 유명인들은 물론이고, 파울로 코엘료나 박완서, 안은미, 플랭크 스텔라와 같이 패션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유명 예술가들까지. 그녀가 만난 인터뷰이들의 인적 스펙트럼은 굉장히 넓다. 그렇게 다양한 인생을 만난 그녀가 사실 조금은 부럽기까지도 하다.

사실 그녀에 관해 알게 된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어쩌면 ‘VOGUE’라는 잡지를 보면서 그녀가 쓴 인터뷰를 몇 편 접해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인터뷰어로서 존재가 인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그녀가 쓴 인터뷰라는 것을 인식하고 글을 읽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그녀가 쓴 인터뷰가 잘 써진 인터뷰인지 아닌지 판단하지는 무척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했던 것은 그녀의 글이, 그녀가 만난 사람과의 만남이 지루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