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가미 일족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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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의 영화 그리고.. 5편의 드라마
한 편의 소설이 3편의 영화와 5편의 드라마라는 배다른 형제를 낳았다. 모두들 한 편의 소설이 혹은 만화가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영화나 드라마로 영상화되는 작업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다들 알고 있다. 원작을 가진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면 ’원작과 너무 똑같아 재미가 없다’는 소리를 듣기마련이고, 원작과 전혀다른 오리지널 스토리로 극을 꾸려갈 경우 ’원작을 무시했다.’는 소리를 듣기 일쑤이다. 더군다나 그 원작의 인기와 유명세가 높을수록 영화나 드라마에 거는 기대와 반감은 그 인기에 비례해서 커지기 마련이다. 요컨데 인기있는 원작을 영상화하려고 한다는 것은 일종의 ’계륵’과도 같은 것이다. 너무나 좋은 작품이기에 그 작품이 탐이 나기는 하지만 새롭게 영상으로 옮기기에는 원작의 팬들에 대한 기대와 반대가 너무 큰, 그야말로 계륵, 그 신세인 것이다. 하지만 일본 열도에 일약 ’요코미조 세이시 붐’을 일으켰던 [이누가미 일족]은 무려 8번이나 영상으로 옮겨져 독자와 관객, 시청자를 만났다. 과연 그렇게 끊임없이 영화와 드라마의 열렬한 프로포즈를 받았던 [이누가미 일족]은 얼마나 대단한 매력을 가진 작품일지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했다.

 

탐욕과 복수를 부르는 유언장

[이누가미 일족]은 이누가미 가문의 수장이자 대부호인 이누가미 사헤의 죽음과 남겨진 유언장에서 시작된다. 부모도 고향도 그리고 자신의 본명도 모른채 마을로 마을로 흘러들어와 자수성가한 이누가미 사헤는 그야말로 엄청난 유산의 행방을 함구한 채 눈을 감는다. 그리고 남겨진 사헤의 세 딸과 그녀의 아들들, 그리고 천애고아 사헤를 거둬준 노노미야 다이니의 손녀, 다마요를 둘러싼 탐욕으로 뒤덮힌 끔직한 사건들이 시작된다.

 

전쟁으로 떠났다 얼굴에 큰 상처를 입고 돌아온, 그래서 얼굴을 항상 마스크와 복면으로 가린 첫째손자. 이누가미 스키케요.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없는 의뭉스런 둘째손자. 이누가미 스케타케.

그리고 가볍고 간사스러운 셋째손자. 이누가미 스케토모.

그리고 사헤의 은인에 대한 보은의 의미인지, 자신과는 상관없이 유상의 행방에 키를 쥐게 된 다마요.

 

스키케요의 귀환으로 그동안 비밀에 쌓여있었던 유언장이 공개되고 세간의 관심이 이누가미가로 쏠린다. 과연 다마요는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하지만 유언장 공개전의 불미스런 사건이 이미 예견했던 듯 이누가미가는 유산을 향한 당사자들의 탐욕과 피비릿내로 휩싸이게 된다. 그리고 연이어 일어나는 괴이한 살인사건과 이누가미가의 부를 상징하는 ’요키(도끼), 고토(거문고), 기쿠(국화)’와의 묘한 연관관계, 그리고 난잡한 사헤의 과거가 한데 얽혀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

과연 살인자는 누구이고, 유산은 누가 상속받을 것인가. 그리고 과연 가면 속의 스키케요는 진짜 스키케요일 것인가.

 

과연 요코미조 세이시의 대표작

일본에 ’요코미조 세이시’ 열풍을 불러왔던 [이누가미 일족]답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 50년도 전에 쓰여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고루하지 않다. 사람의 일그러진 욕망과 그가 불러온 불운한 사건을 극적인 사건과 잘 어울려 풀어나가고 있으며, 전혀 쌩뚱맞지 않은 결말로 독자의 만족감을 충족시킨다. 50년 전에 쓰여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않게 글에서 흡입력이 느껴지며 느슨함이 없이 시종일관 팽팽하게 이야기를 전개해간달까?

책을 읽고난 후, 왜 [이누가미 일족]이 3번이나 영화화 되고 5번이나 드라마로 제작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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