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의 동물원 - 꿈을 찾는 이들에게 보내는 희망과 위안의 메세지
박민정 지음 / 해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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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진 거의 매해 한 번씩은 서울에 있는 어린이 대공원을 찾았다. 모든학교가 왜 백일장 혹은 사생대회를 의무처럼 어린이대공원에서 여는지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당시에 동물원은 나의 취향에 맞는 곳은 아니었다.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과 그 배설물 특유의 냄새와 고르게 잘 다져진 땅바닥은 찾기 힘들었으며 무엇보다도 동물원은 우리집에서 너무나 멀었다. 아마도 그 나이또래의 여학생들에게 '동물원'이란 그다지 흥미있는 장소는 확실히 아니었다. 그래서 백일장을 가서도 대충 원고지 칸수를 맞춰 끄적거린 후 가방속에 넣어가져 온 만화책을 친구들과 돌려보곤 했다. 굳이 표현하자면 '만화책>>>>>동물원' 정도일까? 아무튼 유치원때에도 청소년이 되어서도 나는 그다지 동물원이라는 장소에 관심을 가져본 기억이 없다. 

하지만 [화요일의 동물원] 작가는 그다지 재미도 없어보이는 동물원을 4년이나, 그것도 찾는이가 거의 없다시피한 겨울에도 매주 화요일마다 찾아갔다. 과연 작가는 동물원이라는 그 장소에서 지루해보이기 짝이 없어보이는-표정의 변화가 없는 동물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고, 어떤 결론을 얻었을까?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언제 한번 동물원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원 그 특유의 쿰쿰한 냄새는 시간이 흘렀다해도 변하지 않았을 것이고, 운이 나쁘면 낙타나 라마가 뱉은 침이 한 두방울쯤 튈수도 있을 것이다. 그보다 덜 운이 나쁘더라도 주변의 아이들의 극성스러운 울음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그 모든 나쁜 상황들에도 불구하고 내가 동물원에 가볼까 마음을 먹게 된 것은 작가가 [화요일의 동물원]을 쓰게 만들었을 그 무언가에 대한 관심이며, 무념무상으로 보이는 동물들을 보면서 내머리속도 무념무상으로 비워내보고싶기 때문이다.

[화요일의 동물원]은 이솝우화를 떠올리는 짧막한 길이의 이야기와 그에 어울리는, 그 우화같은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었을 한두편의 사진이 짝을 이루어 구성되어있다. 이솝우화는 재미있고 단순하며 읽기에 부담이 없다. 이런 장점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아주 어린시절부터 이솝우화를 읽는다. 하지만 이솝우화안에는 이야기의 단순함 정도와 유치함, 길이의 짧음에 상관없이 확실하고 중요한 주제를 가지고 있으며 읽는 이에게 교훈을 준다. 이솝우화가 도덕이나 윤리 교과서에 에피소드로 등장하는 이유도 바로 이때문이다.

[화요일의 동물원]안의 이야기도 이솝우화와 비슷하다. 동물원안에 옹기종기 모여사는 다양한 동물들이 바로 이야기의 주인공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너무나도 단순하면서, 때문에 잊고 지냈던 삶의 지혜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더불어 귀여운 동물들의 다양한 사진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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