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하악 - 이외수의 생존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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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작가, 이외수

 

 한국에서 문인(文人)이라는 직책은 꽤나 독특한 힘을 가진다. 오랜세월에 걸쳐서 단단하고 견고해진 유교문화에 익숙해진 탓일까? "문학은 죽었다"는 말이 진리처럼 통해버린 21세기 한국에서 문인은, 작가는 이미 죽어버린 문학과는 다르게 지식인으로서 존경을 받는다. 때문에 글을 쓰는 사람, 작가는 흔히 권위주의적 이거나 아니면, 보수적이거나 한 이미지로 각인되어 버렸다. 그런데 이런 세간의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이외수.

 

 이외수는 이문열같은 작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인물이다. 1946년생인 그는 올해로 만 62세가 되었다. 장성한 아들이 둘이나 되는 그는 우리가 '작가'하면 떠올리는 보수주의적이라거나 권위주의적 이라는 이미지와는 아주 동떨어져 있다.

 

 흡사 도인을 연상시키는 그의 외모는 그의 작품만큼이나 화제가 되었고, 그는 이제 tv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할 만큼, 자신의 작품과는 별개로 유명인이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를 아주 친근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대중에게 성큼 다가온 이외수, 그를 더욱 친근하게 만든데에 [하악하악]이라는 이 책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

DC를 하고, 야동을 보는 꽃노털

 

 언제가부터 이외수가 인터넷을 한다는 소리가 떠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있지 않아 이외수가 디씨(디시인사이드)까지 진출했다는 소릴 들었다. 어머나!!! 이외수는 본인의 이름을 당당히 아이디로 내걸고 DC갤러들의 칭송을 받으며, 당당히 인증까지 남겼다고 한다. 이런~

 

60을 넘긴 노인이 인터넷을 하다니, 것도 DC까지 진출을? 이건 정말 뉴스감이다. 그리고 [하악하악]은 그러한 이외수의 인터넷활동기의 일부를 담아낸 책이다.

 

 그는 책에서 인터넷 용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함은 물론이며, 세상에 그 무섭다는 악플러들을 비꼬며 훈계한다. 그리고 자신을 자칭 꽃노털이라 칭하며, 은근 자신의 미모에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작가" 그 무거운 틀을 벗고 대중 앞으로

 

 [하악하악]은 이외수가 대중에게 더욱 친근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세상 어느 작가가 자신이 야동을 보고 인터넷을 익혔다고 대중앞에 당당히 선언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어느 작가가 인터넷용어와 속어를 그렇듯이 자연스레 구사할 수 있겠는가.

 한국의 독자들에게 있어서 이외수의 이러한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과연 그는 왜 작가의 무게감을 그렇게 가볍게 내동댕이친 것일까? 이는 어쩌면 한국문학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돌출행동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하면 '죽어간다는' 그 한국문학을 살리고, 한국독자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 를 고심하다 가식을 훌훌버리고 자연인 이외수로서의 모습을 대중에게 내보이기로 마음먹은 것은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의 이러한 행동은 모두 대중에게 가까워지기 위함이라고...


[하악하악]에 담긴 이야기, 그가 하고싶은 이야기

 

 [하악하악]은 260개의 이야기가 총 5장으로 구분되어 실려있다. 주제는 다양하다. 악플러들에 대한 조롱, 속담의 재구성, 자신의 일상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짤막짤막 다루고 있다. 하지만 짧은 이야기라고 해서, 비속어가 섞여있다고 해서 그 글마저 가벼운 것은 아니다.

 

 단 한 줄의 글이지만 깊게 생각해볼 거리를 독자에게 제시하여 준다는 점에서 그의 40년 작가 내공이 절대 만만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그냥 가볍게, '이 사람은 뭔가?'라는 호기심으로 가볍게 들고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분명 그에게 많은 관심을 가질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아마도 그렇게 된다면 이어지는 다른 호기심으로 그의 다른 작품-가령 [괴물]이나 [벽오금학도]같은- 을 읽게 된다면, 아마도 이외수가 그렇게 원하는 한국문학의 부활, 그가 인터넷으로 뛰어는 목적이 달성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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