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를 사랑한 남자 - 인간 존재의 수수께끼를 푸는 심리학 탐험 16장면
조프 롤스 지음, 박윤정 옮김, 이은경 감수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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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 사나도 한때는 심리학을 전공하고 싶은 꿈을 가졌던 적이 있다. 모든 가능성에 문을 열어놓았던 그 시절, 나는 교련 교과서에 실린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칼 융의 이론에 가슴이 설렜었다. 사람들의 의식 속에 숨어있는 무의식을 꿰뚫어 볼 수 있다는 것, 누군가의 의식 저 편을 내 마음대로 넘겨다 볼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발칙한 생각에 가슴이 떨리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랬던 시간들 위로 먼지가 켜켜이 덮여갈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유모차를 사랑한 남자]는 잊고 지냈던 그 설렘과 호기심을 다시 일깨워 주었다.

 

혹시 자신의 부모의 손에 강제로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여자를 아는가? 혹 유모차와 핸드백에 성적인 욕구를 느끼는 남자는? 기적이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는 경이적인 기억력을 가진 남자는? 자신의 몸 속을 다른 인격과 공유하고 있는 여자는? 오랜 실명생활 끝에 시력을 되찾은 후 절망감으로 자살을 해 버린 남자는?

세상은 참 넓고 그 넓은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 중 굉장치 독특한 사람들도 있다. 이 책에서는 세계적으로 자신의 독특함으로 정신분석학, 혹은 심리학 분야에 이름을 남긴 16명의 이야기이다. 좀 더 확실히 말을 하자면, 이 책은 그 16명에 관한 사례연구에 관한 짧은 보고서라고 할 수 도 있겠다. 독특하고 때로는 기괴하기까지 한 사례를 들어 독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호기심을 자극한 후 그에 대해 이루어진 좀 더 자세한 연구를 독자에게 소개한다.

 

우리는 우리와 매우 다른 사람들을 사회로부터 격리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거부감을 가진다. [유모차를 사랑한 남자]에 실린 사례연구의 주인공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의 독특함과 유별남은 너무나도 두드러져서 개성이란 이름으로 덮어버리기엔 부족하다. 그렇게나 ‘이상한’ 사람들을 우리는 사례연구라는 것을 통해 과거 그 ‘이상함’과 ‘독특함’을 치료하기 위해 행하여졌던 많은 시도와 오류를 지켜본다. 그리고 그 시도와 오류를 통해 얻어낸 지식과 학설을 토대로 우리는 그 ‘이상한’ 사람들을 사회의 범위에서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게 이해하게 된다.

 

심리학에 대해서 모른다고? 프로이트나 칼 융은 이제 머리가 아프다고?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그런 사전의 준비운동은 필요치 않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약간의 호기심 정도다. 그대의 호기심이 당신을 심리학의 세계로 자연스레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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