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 오페라와 명화, 영혼을 움직이는 두 예술의 만남과 교감
조윤선 지음 / 시공사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당신은 얼마나 자주 미술관에 갑니까?

당신이 가장 최근에 본 오페라는 무엇입니까?

 

학창시절에는 방학때마다 참 자주도 음악회에 가고 미술관도 갔었더랬다. 바로 방학숙제 때문에. 매번 티켓을 레포트에 꼭!붙여서 제출해야하는 그 숙제를 나는 무던히도 싫어했었다. 그런데 이젠 여름이 되도, 겨울이 되도 누가 음악회에 가라고 강요하지 않는데도, 돌아보면 그 시절이 참 그립다. 그때는 강제에 못이겨 겨우 제일 싼 좌석에서 귀는 열어놓고 음악은 흘려들으며, 지겨운 그 시간을 보냈었는데 말이다.

그럽게 그 시간을 지겨워하던 때가 지금은 되돌아보니 참 고맙다.

숙제가 아니었더라면, 과연 내가 내 손으로 티켓을 사서 음악회에 가봤을까? 미술관에 찾아가봤을까? 당연히 대답은 '아니오'다.

그때보다도 돈은 더 많은데, 강제가 아니고 가끔은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도 그렇게 "꼭"이라는 강제가 없다보니 계획은 계획일뿐 어느새 쉬는 날을 너무나도 빨리 지나가버리고 만다.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는 내 그런 문화적 욕구를 조금이나마 채워줄 오아시스처럼 보였다. 이 책 한권을 읽으면  미술과 오페라, 두 장르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될테니, 내 지적인 허영심을 조금쯤을 채워주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과 달리 마지막 책장을 덮는 내 손에는 마치 바닷물을 마신듯 갈증이 더해만갔다.

 

이 책은 제목처럼 오페라와 미술작품을 연관시켜 소개해주는 책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13편과 각 오페라들과 연관이 있는(내용적으로나 시대적으로나) 미술작품을 다정한 목소리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내가 어디가서 그 많은 오필리어의 그림을 접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 책이 아니었더라면, 내가 어디에서 세익스피어의 작품과 내용이 다른 오페라 "카플레티가와 몬테키가>를 소개받을 수 있었을까?

 

사람이 무언가를 알고싶어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동기는 무엇일까? 바로 이렇게 감질맛나는 소개가 가장 매혹적이고 중요한 동기 아닐까?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를 읽으면서 나는 내내 나의 지적호기심, 혹은 허영심이 자극되는 것을 느꼈다. 직접 미술관에 가서 이 책에 실린 고색창연한 미술작품을 시간에 관계없이 그저 바라보고 싶고, 오페라극장에 가서 무대위의 배우들이 뽑아내는 그 격정적이고 때로는 부드럽기 그지없는 노래를 혼신의 연기와 함께 즐겨보고 싶다.  

결국 이 책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얄팍한 지식이 아니라 좀 더 자세히 알고 느끼고 싶다는 강한 욕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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