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실크로드를 찾아서
심형철 지음 / 포스트휴먼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수세기를 바람과 햇빛에 보드랍게 갈린 고운 모래들이 끝없는 망망대해처럼 펼쳐져 있는 곳.
해가 지고 달이 돋아도, 걷고 걸어도 눈앞의 풍광에는 변함없이 모래사막뿐이다.
불어오는 바람에 귀에도 입에도 버석거리는 모래가 들어차고 긴 여행의 갈증을 풀기위해 오아시스를 찾는 여행자들.


바로 내 머릿속에 그려진 실크로드- 비단길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끝이 보이지 않는 긴 길의 모습이다.
사실 실크로드라는 아름다운 이름과는 달리 그 길을 가는 여정을 녹록치 않았을 것이 뻔하다.
한번도 가 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지금처럼 오프로드용 자동차가 있는 것도 비행기를 타고 편하게 휑하니 다녀올수도 없었을 수세기 전 이미 사람들은 모래사막에서 그들만의 길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후대 사람들은 그 길에 선대사람들이 흘렸을 땀과 희생을 생각할 수도 없이 아름다운 이름을 붙혔다.

 

실크로드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길이 아닐까? 하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름을 알고 있는 그길을 직접 가본 사람은 이름을 아는사람에 비하여 너무나 극소수이다.
너무나 예쁘고 고와서 여행의 고독과 타는 갈증마저 여행의 낭만으로 바꿔버릴 힘을 가진 이름의 위력은  세상사람들로 하여금 뿌리칠 수 없는 매력을 풍긴다.

그 아름답고 고운 이름이 붙은 사실은 지루하고 고되기 짝이 없을 그 여행길을 수세기가 흐른 지금 수세기 전의 사람들의 흔적을 좇아 가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사실 우리는 실크로드의 이름을 아는 것 만큼이나 실크로드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고작 비단무역을 하던 상인들이 다니던 길이라는 정도의 아주 초보의 정보만을 알고있을 뿐이다.

 

하지만 사실 실크로드는 무역상들이 낸 길이라는 의미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역사적 의미와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 길을 처음 개척하게 된 사람과 그 시대적 배경을 통해 우리는 실크로드가 이름만큼 아름답기만 한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넓은 땅떵어리만큼 많은 왕조들이 있었던 중국의 역사적 배경은 실크로드와 뗄레와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때문에 실크로드를 따라가는 길은 중국과 외부세력(소수민족)들의 관계의 변화와 끝내 중국의 한 소수민족으로 통합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역사를 되새김질 하는 것과 마찮가지 이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막위에 그들만의 역사와 국가를 세웠던 소수민족들과 중국에 편입되긴 했지만 아직도 끈질기게 자신들만의 삶과 전통을 이어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식민지쟁탈과 개화라는 세계적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모래사막 한 가운데의 고대 유적지들. 그리고 세월의 흔적과 한 문명의 흥망성쇠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흔적들..


실크로드는 이 모든것을 품안에 감싸안고 있다.

알록달록 예쁜 비단 주머니안에 좁쌀, 콩들을 오물조물 담아서 입구를 앙 닫아문 콩주머니처럼.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고 알지 못했던 영광과 상처들이 실크로드라는 어여쁜 이름의 주머니 안에 꽁꽁 숨어있었다. 우리는 미처 알지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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