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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병사 - 어느 독일 병사의 2차 대전 회고록
기 사예르 지음, 서정태 엮음 / 루비박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역사는 힘있는 자들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전쟁사에 120%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세계 2차대전이 끝난지도 벌써 기십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우리는 히틀러와 그 잔당들에 대해 거북함을 느끼고, 홀로코스트들의 과거에 함께 슬퍼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과연 홀로코스트들과 전쟁에 뛰어들어 세계정복의 야욕에 맞서 싸우며 전장에서 죽어간 병사들만이전쟁으로 인한 피해자들일까요?
아직도 세계 여러곳에서는 총성을 그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습니다.
몇해전 tv로 피의 다이아몬드 문제로 정부군과 반군이 전쟁을 멈추지 않고 있는 시에라리온을 보았습니다.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가족을 잃고, 불구가 되고 슬픔과 비탄에 잠겨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눈에 들어온 아직 어른이라기엔 너무 앳뙤보이는 한 남자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10살이 채 되지도 못해 반군에게 잡혀서 마약을 강제로 복용당하고, 총을 들고 정쟁터에 섰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 아이는 마약에 취해서 마구잡이로 총을 쏘아댔고, 그 아이가 쏜 총에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습니다.
이러저러한 고비를 넘기고 겨우 구출된 그 아이는.. 자신이 마약에 취해 저질렀던 지난날의 불행에 많이 힘들어 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죽은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과 과연 이런 자신을 가족들이 받아줄것인가에 대한 두려움..
그 아이의 눈은 어린아이의 눈이 었지만... 이미 어린아이의 눈은 아니었습니다.
<잊혀진 병사>를 기록한 기 예사르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그는 그 소년병보다는 훨씬 나이가 많았지만, 아직까지는 부모님의 품안에서 보호를 받아야할 나이에 미화된 전쟁 선전에 속아 전쟁에 참가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히틀러는 엄청난 웅변가였다고 합니다. 그의 웅변을 들으면 곧 마음이 감화될 정도였다고들 하지요.
하긴.. 그 정도가 되었으니 유럽을 뛰어넘어 세계를 전쟁의 불숲으로 만들어버릴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어린 소년에게는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감동을 주었을지 알만하지 않습니까?
깨끗하게 세탁되어 날카롭게 날이서 멋진 군복.
조국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전쟁영웅들.
어린 기 예사르는 그 환상에 속아 입대를 했고, 곧 머지 않아 자신의 환상과는 너무 다른 전쟁의 실체와 마주하게 됩니다.
부족한 식량과 추위와 비바람.
더럽고 불결하기 짝이 없는 환경.
다행히도..
전장에서 죽어간 젊은 생명들과는 달리 기 예사르는 무사히 집으로 귀환합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겪었던 죽음보다 참혹했던 전쟁의 기억을 하나하나 되살려 기록했습니다.
이 책은 전쟁은 나쁜 것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기록을 통해서 무엇을 위해 죽어나가는지도 몰랐던 젊음들과
그들이 겪어야 했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통해...
전쟁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