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알고 있다 - 제3회 에도가와 란포 상 수상작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니키 에츠코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정말 우연한 기회에 읽은 책이다. 내 딴에 나쓰메소세키의 "고양이로소이다"를 시켰다고 믿었는데, 사실 눈이 착각을 일으켜 "고양이는 알고있다"를 "고양이로소이다"로 착각을 하고 결제까지 끝마쳤다. 그리고 책이 배송되서 내 손에 도착해서야.... 겨우.. 그때야 내가 "고양이로소이다"가 아니라 "고양이는 알고있다"를 주문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땐 왠지 모르겠지만 나쓰메 소세키의 "고양이로소이다"가 미칠듯, 못견디게 읽고싶었었기에 잘못 배송되온 책을 반품도 하지 못하고 몇장을 뒤적이다가 책장 한귀퉁이에 꽂아놓은채 방치해왔다. 그리고 며칠전 "점성술살인사건"을 읽고 추리소설이 그야말로 미칠듯이, 못견디게 읽고싶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고양이는 알고있다"가 생각났다.
 
표지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검은 고양이.
이 고양이가 무언가를 알고있단 말이지....?
일본의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니키에츠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 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고양이는 알고있다"는 화자 니키에츠코에 의해서 진행된다. 작가이름과 책속 화자의 이름이 같다? 그래서 처음엔 표지를 다시 확인했다. 설마 작가가 자기를 등장인물... 그것도 중요한 인물로 등장시키다니... 아무래도 일본작가들은 이런데 취미가 있나보다.. 만화가 CLAMP도 꼭 자기 작품에 CLAMP라는 이름의 인물을 등장시키는데.. 실제 자신과 작품속의 인물을 동일화 시켜서 독자로 하여금 현실과 픽션사이에서 혼돈을 일으키게끔 하고 싶은 마음이 작용한 것일까?
 
아무튼, 이 소설은 음악교육을 전공하는 니키에츠코와 식물학을 전공하는 그의 오빠가 원래 살던 집에서 쫓겨나 아는사람의 소개로 한 병원에서 하숙을 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의사의 딸에게 피아노 교습을 시켜주는 대신에 집세를 반만 내기로 하고 들어가 곳은 가정집이 아니라 병원의 2층 병실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이사온 다음날 만성맹장염 수술을 받은 환자가 퇴원을 며칠 앞두고 사라지고, 의사의 장모가 실종된다. 앞문과 뒷문 어느곳에서도 그둘이 밖으로 나간것을 본 사람은 없고, 할머니의 시체가 집뒤의 방공호에서 발견된다.
집안사람 누구도 존재자체를 알지 못했던 방공호,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된 다이아몬드 백금반지, 목졸려 살해당한 할머니의 시신.
모두들 실종된 환자가 할머니 살해범일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뒤에도 살인 사건과 살인미수사건이 벌어지고, 실종된 환자는 흔적도 찾을 수없다.
 
마치 밀실사건처럼, 병원내의 누군가가 살인범임은 분명하지만 그 살인범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미스테리한 분위기에 우울함을 끌고다니는 여고생 유리, 집과 일체의 연락을 끊은채 신분을 감추고 추리소설을 쓰는 둘째아들, 실종된 환자의 부인과 과거에 연인사이였던 큰아들. 추잡스런 과거가 있던 실종된 환자. 과연 누가 범인일까?
 
원래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누가 범인일지 추리를 해보지않는 타입인데, 이번에는 읽기 시작하면서 부터 계속 신경쓰이는-바로 얘가 범인일것 같다-인물이 있었다. 하지만.. 여러모로 수상스럽긴 하지만 마침내 밝혀진 사건의 전모는 내 얼토당토않은 추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혁신적이라거나 신선한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을것 같다. 워낙에 추리쪽으로는 국민적으로도 관심이 많고 인기가 많은 일본이라 그런가? 범인이 밝혀질때의 의외성은 다른 일본추리작품들에서도 몇번이나 보았음직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처녀작인 작품이 이정도라면... 음...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기대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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