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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의 낙타와 성자
엘리아스 카네티 지음, 조원규 옮김 / 민음사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모로코. 나는 모로코를 모나코라는 국가와 곧잘 혼동했다.
이제는 그렇지 않지만, 어렸을 때는 모로코를 모나코로 종종 착각했다.
그래서 일까? 나는 아직도 모로코 하면.. 모나코가 떠오른다.
그리고 연쇄작용처럼 그레이스 캘리가 떠오르고...
화려하면서도 우아했던 그녀때문에.. 우아하고 아름다울것 같다는 막연한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을 읽기전에 일단 모로코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 샅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로코라는 키워드가 입력되고 인터넷 창에는 그 나라의 약력?이 주욱 떠올랐다.
프랑스의 식민지였고, 스페인의 영향도 받은 나라.
아프리카 북서부에 위치해 있고,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
왠지 스크린에서 보였던 시리도록 하얗고 아름다웠던 그레이스켈리와는 다른 모로코의 이미지는...
그렇게 모로코와 모나코가 다른 국가라는 것을 실감하게 했다.
이 책은 영국인의 눈으로 쓰여졌다.
뭐...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쓴 책이라곤 하지만.... 내가 알 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뭐.. 몇몇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줄줄이 꿰고 있을 사람은 없으니....
다들 나와 마찮가지일 것이다.
내가 이 책의 저자에 대해 집착아닌 집착을 하는 이유는 그가 노벨상 수상자 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영국인 이기 때문이다.
모로코는 앞서 언급했듯이 프랑스의 식민지였다.
그리고 영국은 프랑스나 스페인에 못지 않게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두고 다스렸던 나라였다.
과연(직접적 연관관계가 있다고 하기엔 그렇지만) 지배자가 보는 피지배자의 모습은 어떨까?
어느 책에서 읽었던 구절인데;.. 아마 파리에간 고양이라는 책에서 였던것 같다.
그 책의저자인 피터 게더스는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두 가지 부류로 분류했다.
하나는 여행객의 티를 팍팍 내 주면서 이곳저곳 관광지를 찾아가 카메라 셔터를 바쁘게 눌러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치 그 나라 사람인듯 그들의 삶에 동화되어 그들의 시선으로 그들의 나라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모로코에 간 저자는 두번째의 모습을 지향하면서도 처음의 사람들의 모습을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
뭐랄까....
그는 진정한 모로코인을 보고 진정한 모로코를 보고싶어 했지만.. 그의 시선은 여전히 지배자로서의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고, 또 임 앞선 사람으로서의 눈으로 모로코인과 모로코를 평가했다.
사람사는게 다른 것이 있을까? 누구나 먹고 살기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가 보는 모로코 인들은 잔인하고 돈에 눈이 멀었으며 또한 예전의 총기를 지닌 사람은 없어지고 있었다.
이미 그는 똑같은 자리에서 모로코인들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한 층 높은 곳에서 모로코 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흐음....
지은이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것은 광고하고 선전할 만한 일대의 사건이고 세기의 타이틀이긴하지만.... 난 이 책을 읽으며..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그 노벨 문학상 수상자라는 타이틀이 내게 너무 많은 기대를 가지게 한 탓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