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성당 2
일데폰소 팔꼬네스 지음, 정창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겉으로보면 화려해보이기 그지없는 시대. 바로 서양의 중세이다.
수많은 문화와 예술작품이 이룩되었고 태양왕과 절대왕정이라는 철옹성에 둘러쌓인 이 시대는 정말로 감히 넘볼수 없는 위용을 뽐낸다.

하지만... 사실.. 그 속에는 그들을 지배했던 귀족과 왕족들보다 몇백갑절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우리는 알고있다.

백조가 우아하게 물위를 유영하기 위해서 물아래서 끊임없이 발버둥치는 두 발이 있듯이.

우리에게 새겨진 중세의 이미지에는 지배층이 되지 못한 보잘것없고 나약한 인간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확한 사실이다.

 

인간에게도 계급이 있고 그 계급에 따라서 누가 누군가를 지배하고 학대를 일삼아도 무방했던 그 시절에..

너무나도 많은 권력을 손아귀에 쥐게된 지배층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리만을 오만하게 뽐내었을뿐 정작 자기가 행해야할 의무에는 무감각해져 있었다.

누군가의 아내가 될 새신부를 빼앗아 강제롤 겁탈하면서 '초야권'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오히려 그 더러운 얼굴을 뻔뻔히 들고다니고, 자신에게 속한 사람들을 잘보살피고 돌보기는 커녕 오히려 괴롭히고 서슴없이 죽음으로 몰아넣던 지배층에게 피지배층이 반감과 역겨움을 느끼겐 된 것은 당연할 것이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에 세워진 '바다의 성당'은 다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고귀한 성당을 만들때 오히려 낮고 평범한 외양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성당임을 표방하며 세워졌다.

[바다의 성당]의 작가 일데폰소 팔꼬네스는 이런 바다의 성당이 세워지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 가족의 일대기를 그려내고 있다.

자신이 먹고살기 부족함 없을정도의 땅을 가졌던 자유농이 귀족들의 싸움으로 소작농으로 전락하고, 늦은나이에 맞은 아내를 '초야권'이라는 이름아해 망가트려버리고, 버려진채 죽어가던 아들을 위해 귀족으로부터 도망쳐야했던...

광인 할아버지와 자식을 위해 목숨을 건 아버지 베르나뜨, 그리고 도망자에서 환전상으로 엄청난 신분상승을 하게된 아르나우.

이 삼대의 이야기는 정말 처절하다.

 

그냥 내버려두었다면 행복하게 살아갔을 것을...

귀족으로 인해 아버지 베르나뜨는 아내를 빼앗기고 도망자신세가 되고 아르나우는 자신의 사랑을 잃어버린다.

모든것이 다 그 말도안되게 부조리한 귀족들 탓이었다.

 

하지만 아르나우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끝없는 어둠으로 빠져들지 않는다.

그냥 처참한 삶에 순응하며 살아가지 않고 아버지의 처참한 죽음을 생생히 기억하며 마침내는 그들을 향해 침을 뱉고 조롱했으며 자신의 사랑마져 강탈해갔던 그들앞에서 진정한 승리를 거두게 된다.

그리고 [바다의 성당]은 자신의 등에서 피를 내면서 돌을 옮기던 짐꾼 아르나우가 환전상이되고 남작이 되고 만인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묵묵히 바라보며 아르나우의 지지대가 되어준다.

[바다의 성당]은 우리가 알고있는 귀족들의 화려한 이야기가 아니라 못살고 더럽고 처참한 소외자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들이 처해있던 불합리한 사회적 상황과 그들에게 지워진 엄청난 의무들.. 그리고 그 의무에 반하는 대접들...

읽으면서 이 이야기에 빠져들수 밖에 없는 것은 베르나뜨나 아르나우, 그리고 창녀가 되어버린 프란세스까에 이르기까지 나름 자신들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의 그 처절한 몸부림을 자세히 그련낸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바로 그런 극한 상황이 한 사람을 어떻게 투지에 불타오르게 하고 또 어떻게 그 사람이 변해가는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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