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 에그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6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hard-boiled


  • <달걀 등을> 단단하게 삶은;단단하게 풀칠한
  • 《구어》 무감각한;<태도·심정 등이> 정에 얽매이지 않는;딱딱한(tough);실속 차리는, 현실적인
  • 《미》 【문학】 비정한, 하드보일드의 《감상적인 데 없이 순객관적으로 표현하며 도덕적 비판을 가하지 않음》
      - novels of the hard-boiled school 하드보일드파의 소설

  •  《미·속어》 (소매 등에) 풀을 먹인

hard-boiled egg : 완숙으로 삶은계란, 《미·속어》비정하고 의지가 강한 사람.
 
     

완숙계란이라는 독특한 제목의 책 한 권.

딱딱하지만, 여린 껍질을 벗기면 단단하게 익은 뽀얀 속살이 드러나는 계란.

하드보일드에그(HARDBOILED EGG)라는 제법 기발해 보이는 책과의 첫만남에서 내가 느낀 것은 '이건 뭐야?'하는 식의 호기심이었다.


노란 배경에 까만 계란모양이 선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는 표지를 넘기자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것은 '맛있는 완숙계란 삶기'따위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책장너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바로 엉뚱하다 못해 실소가 터지는 탐정이야기였다.

 

15세의 어느날, 슌페이는 학교 도서관에서 일생일대의 큰 만남을 가지게된다.

명탐정 필립말로의 쿨한 수사담에 흠뻑 빠진 슌페이는 레이먼드 챈들러가 그려낸대로  필립말로와 같은 명탐정이 되기로 마음먹는다.

하드보일드 그 자체인 필립말로를 꿈꾸는 슌페이이지만, 사실 현실 속에서 그의 전공은 '가출 애완동물 찾기' 80%, '불륜커플 뒷조사'가 20%정도인 심부름꾼 정도이다.

집나간 애완동물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과일 하나 사먹기도 수월한 형편을 아니지만, '나'는 꼴에 본 건 많아서 예쁘고 섹시한 여자 비서의 업무보조를 받으며 수사할 그 날을 꿈꾼다.  하지만 그의 비서모집 공고에 낙찰된 것은 다이너마이트 바디의 섹시미녀가 아닌 88세의 꼬부랑 할머니 아야다.

어떻게 해서든 탐정사무소에 출근하려고 하는 아야와 어떻게 해서는 아야를 해고시키고 섹시미녀를 비서로 들어앉히고 싶은 '나'.

매일 매일 투닥거리며, 집나간 동물을 찾아내서 집으로 돌려보낼 궁리를 하던 이 수상쩍은 탐정 커플에게 기다리던 큰 사건이 터진다.

 

실종을 가장해 유기된 시베리안 허스키 '꼬맹이'의 갑작스런 실종과 동시에 동물에게 물려죽은 사람이 발견되었다.  

과연 '꼬맹이'는  정말로 사람을 물어죽인 것일까?

아니면 야쿠자가 살해후 그 죄를 '꼬맹이'에게 뒤집어 씌운 것일까?

 

솔직히 이 소설을 추리소설로만 장르를 한정해 생각하고 읽는다면 하드보일드에그는 그다지 뛰어난 추리소설은 아니다. 연쇄살인이라던지, 국보급 보물이 없어졌다던지, 하다못해 살인예고장이 나온다던지 하는-이른바 읽는 이로 하여금 긴장을 유발케하는 요소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추리소설로서 [하드보일드에그]는 그다지 재미난 혹은 잘쓰여진 추리소설은 아니다.

 

[하드보일드에그]에서 '무엇이 사람을 왜 죽였는가?'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등장인물들이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고 현재는 필립말로와 같은 탐정이 되기위해 노력하는 슌페이,

의사아들을 두었다고 자랑하지만 사실은 사람이 그리운 독거노인이었던 아야,

전화를 걸을 곳이 유료 음성전화방(?) 뿐인 노숙자 겐,

외국에서 돌아와 학교에서 적응 하지 못하는 등교거부자,

그리고 버려진 동물에게 애정을 넘어 집착까지 하게 된 가츠유키 부부...

 

[하드보일드에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가 세상에서 소외된, 빛에서 벗어나 어둠쪽에 더 가까운 인물들이다. 하지만 자칫 어둡고 칙칙하게 되버릴 인물들을 개개인마다 나름의 특징과 개성을 주어서 밝고 즐거운 이야기로 만들어 냈다는 것이 [하드보일드에그]의 미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