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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한 문장 부호 어? 어! 어.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91
캐럴라인 애더슨 지음, 로만 무라도프 그림, 제님 옮김 / 책과콩나무 / 2026년 3월
평점 :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주말 오후, 교회 예배를 마치고 딸아이와 나란히 앉아 커피숍 데이트를 즐겼다.
초등학교 4학년, 이제 제법 자기 주관이 뚜렷해진 우리 공주와 각자 책 한 권씩 들고 앉아 있는 이 시간이 참 소중하다. 오늘 아이가 고른 책은 『어? 어! 어. 세상을 구한 문장부호』. 사실 엄마인 내심에는 아이가 글쓰기를 할 때 문장부호를 좀 더 정확하게 썼으면 하는 '학습적인 목적'이 살짝 섞여 있었는데, 아이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책 속에 푹 빠져들었다.

한참을 집중해서 읽더니 갑자기 눈을 반짝이며 "엄마, 우리 불시에 퀴즈 풀자!"라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책 제일 뒷부분에 가장 많이 쓰는 대표 문장부호들이 정리되어 있었나 보다.
아이가 먼저 퀴즈를 제안하다니! 엄마로서는 이보다 흐뭇한 순간이 있을까.
내가 먼저 "그럼 이건 뭐야? !" 하고 느낌표를 가리켰더니, 우리 공주가 코웃음을 치며 대답한다. "에이 엄마, 이건 너무 쉽잖아! 따옴표 정도는 물어봐야지~"라며 위풍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에 웃음이 빵 터지고 말았다. 억지로 시킨 공부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엄마와 '배틀'을 즐기는 그 모습이 어찌나 대견하던지.
아이는 책 내용을 조잘조잘 설명해 주기도 했다.
옛날 옛적에 문장부호가 없어서 사람들이 표현하려는 내용이 전달되지 않아 온통 혼란에 빠졌었다는 이야기다. 그때 누군가 주머니에서 신기한 문장부호를 하나씩 꺼내 그 혼란을 척척 해결했다는데, 그 장면이 무척 인상 깊었는지 내게 설명해 주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문장부호가 단순히 글자 뒤에 붙는 기호가 아니라, 엉킨 세상을 풀어주는 마법 도구처럼 느껴졌던 모양이다.


이 책은 딱딱한 문법 설명 대신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로 문장부호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퀴즈를 풀며 하하 호호 웃는 동안 아이는 문장부호 하나로 문장의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몸소 체험한 듯하다.
공부하라고 등 떠밀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배움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니,
오늘 이 독서 시간이 커피 향보다 훨씬 달콤하게 느껴졌다.
문장부호가 세상을 구했다더니, 오늘 우리 집 공주의 독서 습관도 멋지게 구해준 것 같아 참 고마운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