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숨겨진 영혼의 미술관 - 우리가 사랑한 화가들의 삶이 담긴 낯선 그림들
김원형 지음 / 영진미디어(지콜론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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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

나는 원래 솔직한 감정 표현을 잘하는 사람이다.좋으면 좋다, 별로면 별로라고 말하는 편이다.그런데 이상하게도 미술 앞에서는 늘 주눅이 들었다.작품에 대해 뭔가 그럴듯한 말을 해야 할 것 같았고, 괜히 아는 척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술은 좋아하면서도 한 발 떨어져 바라보는 존재였다.

나는 워킹맘이다.
하루는 회사 일로, 하루는 아이 일정으로 정신없이 흘러간다.
그동안 내가 읽어온 책도 대부분 자기계발서였다.더 나아지기 위해, 뒤처지지 않기 위해 읽는 책들. 그런데 마흔이 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잘 살고는 있는데, 풍요롭게 살고 있나?” 마음이 조금은 마른 것 같았고, 생각의 결도 단단하기만 하고 부드럽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때 『숨겨진 영혼의 미술관』을 읽게 되었다.

어릴 적 나는 그림 그리기를 참 좋아했다.
스케치북에 이것저것 그려 넣던 시간이 즐거웠다. 하지만 배워본 적은 없고, 그저 취미로 좋아했던 기억뿐이다. 그래서인지 미술 작품을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사람을 보면 늘 멋있어 보였다.“저 사람은 그림을 통해 세상을 읽는구나.” 나도 그렇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숨겨진 영혼의 미술관』은 바로 그런 나의 갈증을 정확히 건드린 책이었다.
이 책은 ‘순간의 방’, ‘어둠의 방’, ‘치유의 방’, ‘탐구의 방’, ‘교감의 방’이라는 다섯 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조가 분명해서 읽기 편했고, 각 방마다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서 실제로 미술관을 걷는 느낌이 들었다. 그중에서도 나는 ‘어둠의 방’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끌렸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작품은 '산 이시드로로 가는 순례'였다.
일그러진 얼굴들, 어딘가 광기에 가까운 표정들. 종교적 행렬이라는 설명을 읽고 나니 더 섬뜩했다
‘신앙이 우리를 구원하는가, 아니면 때로는 눈을 가리게 하는가.’
책 속 해설을 읽으며 나 역시 내가 무심코 따르고 있는 신념이나 습관은 없는지 돌아보게 되었다.단순히 무섭다에서 끝나는 그림이 아니라, 나를 불편하게 만들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이었다.


또 하나 잊히지 않는 작품은 '수프를 먹는 두 노인'이다.
처음에는 그냥 어두운 분위기의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설명을 읽으며 다시 상상해보니, 그 표정이 단순한 노쇠함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해석이 마음을 세게 건드렸다.일상적인 식사 장면이 이렇게까지 불안하고 스산하게 표현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솔직히 말하면, 무섭지만 직접 보고 싶어졌다.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그 얼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장 많이 느낀 감정은 ‘짜릿함’이었다. 추리소설처럼 사건이 전개되는 것도 아닌데,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화가의 감정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림을 해석하는 과정이 이렇게 흥미로울 줄은 몰랐다.
워킹맘으로서 드라마 한 편을 정주행할 시간은 많지 않다.
하지만 『숨겨진 영혼의 미술관』은 짧은 시간에도 충분한 몰입과 재미를 주었다.
게다가 아이와 “이 그림은 왜 이렇게 무서울까?” 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재도 생겼다.
친구와도 자연스럽게 미술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미술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는 그림 앞에이제서 괜히 위축되지 않는다.
모르면 모르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말해도 된다는 걸 이 책이 알려주었다.
『숨겨진 영혼의 미술관』은 내 안에 숨어 있던 ‘그림을 좋아하던 아이’를 다시 꺼내준 책이다.그래서 더 고맙고,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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