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이다.
제갈량의 지혜는 늘 배워보고 싶고, 언젠가 업무에 응용해보고 싶은 실제적인 통찰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제갈량 심서』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고전의 지혜를 현대 조직과 리더십의 관점에서 다시 읽는다”는 발상이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다.
특히 회사 조직개편으로 인해 처음으로 관리 업무를 맡게 된 시점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정말 뜻밖이면서도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마치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지침서가 책장에서 걸어나온 듯한 느낌이었다.


책의 첫 장을 펼치자마자 마주한 문장은 “권위는 무게다”라는 단호한 선언이었다.
그 한 문장이 나를 깊이 멈춰 세웠다. 리더는 조직을 살릴 수도, 망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관리자가 되려는 지금 현실이 되니 마음 한구석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직 본격적으로 팀을 이끌기 전인데도 책임의 무게가 실감 났고,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더 배우고 싶어졌다. 불이 발등에 떨어진 듯한 절박함마저 느껴져 책장을 더욱 집중해 넘기기 시작했다.
이 책이 특별한 점은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침을 세심하게 제시한다는 것이다. 권위와 권한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구성원에게 신뢰를 얻는 리더가 되기 위해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지 등, 고전 구절을 단순 해석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조직에서 적용 가능한 아이디어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덕분에 나 역시 그동안 거의 생각해본 적 없었던 ‘내가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 ‘권위의 무게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인생이 깊어질수록, 사람 사이의 관계는 전장(戰場)이 된다”는 대목이었다.
마케팅 업무를 하며 고객 관계에 대한 감각은 자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람을 관리하는 일’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였다. 각기 다른 문화, 성향, 가치관을 가진 구성원들이 모여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한다는 것, 그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특히 책에서 제시한 ‘리더가 경계해야 할 여덟 가지 유혹’은 바로 노트에 옮겨 적어두고, 매일 하루의 끝에서 스스로를 점검해보기로 했다. 15년 넘게 회사생활을 하면서 어느 순간 일상에 익숙해져 하루를 돌아보는 일조차 줄어들었는데, 새로운 도전 앞에서 이 습관을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