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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과장하는 마을
셰르민 야샤르 지음, 메르트 튀겐 그림, 김지율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8월
평점 :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표지부터 강렬한 이미지로 눈길을 사로잡는 『뭐든 과장하는 마을』. 호기심이
순간적으로 폭발해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마주한 한 문장.
“나 빼놓고 모든 사람이 다 이상하다.”
아침부터 운동에 매달리는 가족을 보며, 문득 우리 집의 ‘10시 수면 규칙’이 떠올랐습니다.
건강을 챙기는 습관은 분명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 마을에서는 모든 것이 ‘적당’의 선을 넘어섭니다.

마치 우리 집의 ‘10시면 무조건 잠자리’ 규칙처럼요. 애초에 좋은 습관을 만들려는 의도였지만, 어느새 지나친 강박으로 변해버렸습니다. “9시야, 곧 10시다, 빨리 움직여”라는 말이 반복되며, 아이에게는 “일찍
자야 키가 큰다”라는 이유만 강요되었으니까요.
책 속 피크리 이모는 게으름을 벗어던지고 완벽한 결벽증 환자로 변모합니다. 청결에
집착한 나머지, 사랑하는 아이들마저 빨래줄에 걸어 소독해버리죠. 이
장면을 통해 우리는 ‘과함’이 가져오는 폐단을 생생히 목격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강박 속에 과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또 다른 인물, 세이브 아주머니는 가족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결국
그들을 소파에 묶어 두고 바라보기만 합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 기이한 행동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과한 집착이 어떻게 선의를 병적으로 변질시키는지
깊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솔직히 말해, 우리 집의 ‘10시
규칙’도 “아이를 위한 것”이라는
이름으로 정작 아이의 감정과 필요를 외면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뭐든 과장하는 마을』은 단순히 엉뚱하고 기상천외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대인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조금 과한 습관’과 집착들이 만약 극단으로
치달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날카롭게 풍자하고 경고합니다. 사회가 빡빡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자는 마을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점점 미쳐가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자기 삶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우리 역시 “적당을 조금 넘었을 뿐이야”라고 합리화하며, 어느새 도를 넘어선 모순적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뭐든 과장하는 마을』은 유쾌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읽는 재미를 선사하는 동시에, 삶의 균형과 ‘적당함’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 우리 가족은
‘10시 규칙’을 조금 더 유연하게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 일상 속의 ‘적당함’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이 책, 꼭 당신의 독서 목록에 추가하시길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