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성격을 숫자로 평가해보겠습니다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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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아이디미디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너의 성격을 숫자로 평가해보겠습니다. 이 책 제목을 처음 접하였을 때, 솔직히 말해 또 하나의 MBTI 심리 유형 분석서일 것이라 예상하였습니다. 나의 성격을 수치로 분석하고, 타인의 성격을 유형별로 분류하는 요즘 유행하는 책이겠거니 했습니다. 요즘은 누군가를 처음 만나기만 하면 “MBTI 뭐예요?”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오가고, 대화 중에도 “저는 I라서요”, “그분은 T라 그런 거예요”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긴 순간, 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이 책은 MBTI와 같은 주제를 포함한, 과학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허술한 주장들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마치 과학의 외형을 빌린 믿음과 속설들을 하나씩 걷어내며 진실을 찾아가는 통쾌한 여정이 펼쳐졌습니다. 내용이 너무나 흥미롭고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받아들인 이야기들이 많아 책장을 넘기는 손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너의 성격을 숫자로 평가해보겠습니다. 이 책 중 ‘요로법’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2011년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17년째 소변을 마신다는 남성의 이야기가 방송되었는데, 저 또한 그 방송을 보고 ‘혹시 소변에 우리가 모르는 효능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막연히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민간요법이 얼마나 비과학적인지를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심지어 요로법에도 절차가 있다고 하니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아침 첫 소변의 ‘중간 부분’을 받아 즉시 마시는 것이 정석이며, 얼굴에 바르고 양치까지 한다는 설명은 놀랍기 그지없었습니다. 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요법이 단지 한국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고대 로마부터 인도, 중국까지 전 세계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 왔다는 점이었습니다. 심지어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동자뇨와 오리알을 함께 삶아 먹는 전통도 있다고 하니, 이 책이야말로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명확하게 설명합니다. 오줌은 우리 몸의 노폐물이자, 간에서 요소로 바뀐 암모니아가 배출된 것일 뿐이며, 과학적으로 볼 때 몸에 이로울 근거가 전혀 없다고 말합니다. 그저 깨끗이 변기에 흘려보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주장은, 단순하면서도 명쾌하여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나이가 들며 피부 처짐이 느껴져 콜라겐 마스크팩이나 영양제를 열심히 사용하고 있었는데, 책에서는 먹거나 바르는 콜라겐이 실제로는 거의 흡수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접하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후에는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화상을 입었을 때 된장이나 간장을 바르라는 어른들의 조언, 양파로 감기 증상을 치료한다는 민간요법 등 여러 사례들이 과학적인 근거 없이 전해 내려온 이야기였다는 점이 잘 정리되어 있어 흥미롭고 유익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하나 읽다 보면 ‘나도 이런 걸 믿고 있었구나’ 하는 순간이 반복되어, 반성도 하고 웃음도 나오는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너의 성격을 수자로 평가해보겠습니다』는 우리가 무심코 받아들였던, 혹은 일부러 믿고 싶었던 허술한 주장들에 대해 과학적인 시각에서 의문을 던지고, 그 실체를 밝혀주는 유쾌하고 통찰력 있는 책입니다. 아무런 기대 없이 펼쳤다가 뜻밖의 재미와 지적 자극을 경험하게 해준 이 책은, 과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뿐만 아니라 평소 '그럴듯한 이야기'에 쉽게 흔들리셨던 분들께도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으며, 다음에는 같은 저자의 『과학이라는 헛소리』도 꼭 읽어보고자 합니다. 로또라도 맞은 것 같은 기분으로, 즐겁고 유익하게 읽은 책. 진심으로 추천드립니다.


너의 성격을 숫자로 평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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