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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평점 :
100페이지 정도 읽었을때 이미 이 책의 매력에 빠져있었지만 다 읽고 나서는 완전히 매혹되었다. 아주 길고 긴 한 사람은 인생사, 그것도 호텔에 감금된 옛 귀족 출신 남자의 삶이 이토록 다채롭고 가슴을 울릴 수 있단 말인가. 마지막 결말까지도 이 책다웠다. 이상하게 읽는 동안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 인생의 수레바퀴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 우연, 그리고 시대와 운명이 아주 담백하고 영리하게 버무려져있다. 도서관에서 빌려읽었지만 소장할 계획이다.
p.52 인간은 자신의 환경을 지배해야 하며 그러지 않으면 그 환경에 지배당할 수밖에 없다.
p.98 화려함은 끈질긴 힘이니까 말이다. 영악함도 끈질긴 힘이다. 황제가 계단 아래로 끌려 내려와 거리로 던져질 때 화려함은 얼마나 겸손하게 머리를 숙이는가. 그러고 나서 화려함은 조용히 알맞은 때를 기다리며 새로 임명된 지도자의 복장에 관해 조언해준다...
p.101 하지만, 백작이 속으로 생각했다. 모든 인류에겐 적당한 정도의 슬픔이 있단다.
p.488 아이를 양육하는 데는 수많은 걱정거리-학업, 옷, 예절 등-가 뒤따르지만, 결국 부모의 책임이란 매우 단순한 것이다. 아이를 성인이 될 때까지 안전하게 키움으로써 아이가 목적 있는 삶을, 그리고 신이 허락한다면 만족스러운 삶을 경험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