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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 현실의 벽 앞에 멈춰 서 있는 젊은 당신에게
엘링 카게 지음, 강성희 옮김 / 라이온북스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이 책은 여러 모로 특별한 책이다. 우선 이 책은 굉장히 관념적이다. 그것은 이 책의 저자가 자신의 일상적이지만 의미 있는 체험과(세 아이의 아빠가 되고, 변호사와 출판사 CEO라는 직업을 갖고, 미술품을 수집하는 취미생활을 하는)과 특별한 체험(남극점, 북극점, 에베레스트 등정)에서 깨닫고 느낀 점을 서술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나는 이 책에 잘 적응할 수 없었다. 노르웨이 출신의 글쓰기 방식과 정서에 익숙하지 않아서인가도 생각했지만, 그보다는 구체적인 사건이 하나도 나열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의 저자는 목표, 도전, 꿈, 위험, 절제, 습관, 낙천주의 등 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나에게 폭격했다.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것이 또한 이 책의 매력이기도 하다. 점차 이 책을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나는 파스칼의 [팡세]나 몽테뉴의 [수상록]과 이 책이 어딘가 무척 닮아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저자의 생각에 동조하든 동조하지 않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더구나 이 책은 인터넷 시대의 글쓰기와도 어느 정도 부합하는 듯, 무척이나 그 편집이 화려하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화려한 형광색으로 채색해 놓았고 갖가지 사진과 도표, 그리고 사춘기 소녀의 일기장의 감성이 보이는 그래프까지 있다. 21세기 세기판 [수상록]이다.

 

이 책에 체험의 구체적인 내용이 서술되어 있지 않지만 읽다 보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구절들이 있는 게 사실이다. 몇 가지를 소개하면, ‘행운을 쫓지 말고 기회가 당신을 쫓아오게 하라’ 체계적인 준비로 기회를 잡으라는 뜻, ‘선택할 수 없다면 욕구 불만을 느끼지만, 잘못된 선택을 하면 후회까지 더하게 된다’ 절제하여 정말 필요한 몇 가지에 도전하라는 뜻, ‘극점을 정복할 때 사람들은 힘, 지성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나는 태도로 정복했다’ 노력하고 준비하는 태도로 부족한 체력과 지성을 극복했다는 뜻, ‘힘겨움은 발이 아니라 마음에 있었다’ 극점을 정복할 때의 어려움이 육체가 아닌 마음속에 있었다는 뜻 등 이 책의 저자는 번뜩이고 생각해 볼만한 명제들을 책 곳곳에 숨겨두었다.

 

책의 서평을 쓰기 위해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어리둥절했을 정도였다. 금맥. 생각해 보고 새겨둬야 할 좋은 금언들이 숱하게 많았기 때문이다. 책의 앞장에는 저자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인쇄되어 있다. 그 얼굴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호기심 많고 무언가 어린아이 같이 보이는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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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지금 하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하는 87가지 - 어쩌다보니 절반을 살아버린 나에게
오모이 도오루 지음, 양영철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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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소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자의 소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 오모이 도우로우는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NHK에서 일하면서 학업을 병행, 대학을 졸업했다. 그 후 점차 안정되어 가던 직장에 안주하지 않고 NHK를 퇴사,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성격 덕분에 IMS에 입사할 수 있었고, 단 3년 만에 100명의 직원을 거느리게 되는 임원으로 승진을 했다. 나이 마흔다섯이 되었을 때 또다시 안주하지 않고 퇴사, 인재파견회사인 아데코를 설립, 연매출 1억 6000만 엔의 대기업으로 발전시킨 사람이다.

 

내가 저자에 대해 이렇게 자세하게 소개하는 까닭이 있다.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저자가 하는 이야기라면 들어볼만하지 않을까, 더구나 지금 회사 생활에 안주하거나 혹은 새로운 포부를 위해 이직을 생각하고도 불확실함에 두려워 나서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큰 조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큰 도움을 받았다

 

저자는 책의 제목을 서른다섯, 지금 하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하는 87가지라고 지었지만 책의 제목과는 달리 (이 책의 제목은 약간 오해를 할 만하다) 갓 인생을 시작하는 20살, 회사에 적응해서 일을 배워가는 30살, 이직을 생각하고 새로운 삶을 모색해 보는 40살, 은퇴를 앞두고 있는 60살까지 모든 연령층에 유용한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더구나 책은 간결하고 쉬워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유용하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굉장히 도전적이고 성취지향적인 사람이다. 나는 이 사람의 조언이 모두 옳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또 이 사람처럼 모두가 살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책의 첫장에 나오듯이 도전보다는 지금의 삶에 자족하며 즐거움을 찾는 삶도 분명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가치관이기에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인생관을 지닌 사람이라도 적어도 이런 도전적이고 성취지향적인 삶을 살았던 사람이 해주는 이야기는 어떤 것인가 충분히 경청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읽었던 책 중에서 무척 인상적이었던 책이다. 많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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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
우에무라 나오미 지음, 김윤희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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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무엇인가 시작하는 일이 중요하고  또 어렵다는 뜻이리라. 나  역시 항상 시계추처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나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싶은 열망은 있었으나, 막상 새로운 것에 발을 들여놓기에는 두려움이 컸고  또 지속할 끈기가 부족했다. 그렇게  또 똑같은 일상에서 후회하며 안주하는 것이다. 보라,   여러분 주변에서 많이 듣던 이야기 아닌가

 

그런데 이 책 [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는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하나의 로켓 추진체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우선 이 책의 저자 우메무라 나오미는 위의 소개에도 나온 것처럼  최초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5대봉을 등정했고,  또 북극 12000km을 개썰매로 횡단한 기록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거창한 이런 소개와 달리,  책의 행간을 따라가다 보면 이 사람의 본성이 그대로 가감없이 드러난다. 그것이 이 책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또 우리에게 귀중한 체험과 감동을 제공해주는 것이리라.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중반까지 무척 불편했다. 그것은 이 사람의 삶이 나와 다른 것에서 오는 이질감  때문이었겠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사람의 그 지나치리만큼의 무모함, 편집증적으로 나아가려는 욕망, 학대에 가까운 부림, 때때로 가금씩 보이는 편협한 시각  때문이었다. 그는 이렇게 장점뿐만 아니라 약점까지도 가감없이  탐험일지에 기록함으로써 우리에게 남긴다. 그리고 그것이 묘하게 이 책에 진실한 체험과 감흥을 불러일으키니 아마도 탐험일지계의 고전의 반열에 이른 까닭이리라.  

 

책의 후반부쯤 갔을 때, 점차 저자와 나는 동일시되어 갔고 저자가 지녔던 공포와 굶주림, 추위와 고뇌에 공감할 수 있었다. 그 공감대는 무척 사랑했던 안나의 자식, 콘노트가 죽었을 때 절정이 됐다. 그 경험으로 저자는 이 기록이 많은 이들의 희생 위에 세워졌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편협함에서 벗어나 개들까지도 동료로 인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저자가 그 후로 12000km 완주라는 쓸데없는 자존심에 집착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저자의 심성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는 일지에 개를 죽여서 개들에게 먹이고 마지막에는 그 개까지 먹으며 종단을 하겠다고 몇 번씩 언급하지만, 실제로는 개들이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었을 때조차도 그 개를 다른 개들에게 먹이지 않았다. 일지는 약해지는 마음을 다잡는 일종의 주문이었으리라

 

당연히 이 책의 저자와 나는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불편했던 만큼 느낀 점도 정말 많았다.  우선 나는 불굴의 전진 의지를 배워야 한다. 어쩌면 북극은 이것저것 재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잔머리보다 정직한 한 걸음에 자신의 품을 열어보일지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더 힘들고 복잡한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둘째, 시작이 반이라면 나머지 반은 어떻게 갈 수 있을까.  더 이상 못 가겠다고 생각했을 때가 비로소 나머지 반을 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만큼이면 됐겠지 싶을  때조차도 저자는 거기서 4번이나 더 앞으로 전진했고 그제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셋째, 고민이 된다면 일단 시작해라, 경험으로 그대에게 보답하리라. 처음으로 예전 마라톤에 도전했을 때를 생각나게 했다. 그 경험은 내 인생을 풍요롭게 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것을 시작할 때조차도 도움이 됐다. 넷째, 나오미는 이 개썰매종단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편협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기록에 대한 자존심과 허영, 집착에 따른 초조함과 증오에서 동료애와 여유로 자신을 확대시킬 수 있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맹목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쯤  멈추어 그것이 허상은 아닌지 되돌아보는 지혜를 배우라

 

여담이지만 이 책을 통해 에세이를 다시 보게 됐다. 본래 말랑말랑한 책을 좋아하지 않는 나였지만 나오미처럼 나도 벽을 깰 수 있었던 것 같다. 흐뭇한 책이다.  

 

그리고 안나가 누군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다면 책을 한번 읽어보시길,  나는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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