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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 패밀리 - 로스차일드 250년 부의 비밀
요코야마 산시로 지음, 이용빈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정말 재미있다. 처음 이 책을 접할 때만 해도 고물상 하던 유대인이 세계를 지배하는 재벌 가문이 어떻게 되었나가 초점었다. 그라나 로스차일드라는 가문을 따라가다 보면 단순히 그런 측면에서만 볼 수 없게 된다. 로스차일드는 이스라엘 건국, 제1,2차 세계대전, 프랑스 혁명, 나폴레용 전쟁 등의 배후세력으로서 세계사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지만 뒤에서 조정하는 검은 세력이다. 한 가문이 시대를 주름잡고 새로운 전개의 원동력이 된 예는 많이 있다. 르네상스 시대를 연 것은 베네치아의 메디치 가문이었고 팍스 아메리카나를 연 것은 록펠러 가문이었다. 마찬가지로 로스차일드 가문은 나폴레용 전쟁에 관여해 워털루 전투에서 승리하도록 도왔으며,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러시아를 이길 수 있도록 결정적인 배후 역할을 했다. 로스차일드의 모토는 협력,근면, 그리고 침묵이기에 로스차일드 가문에 대해서 우리나라에는 크게 알려진 바가 없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역사의 뒤편에서 조종하는 배후 세력으로서 자리하기를 원했던 탓이다.
르네상스를 일으키고 사라진 메디치 가문이나 제한적인 영향력을 미이고 있는 록펠러 가문에 비해 로스차ㅑ일드 가문은 좀 더 길고 더 넓은 시간과 지역에 영향을 미쳐왔다. 그리고 이 모든 시작은 로스차일드의 초대 수장이었던 마이어 암셀 로스차일드가 프랑크푸르트에 문을 연 고화폐 고물상에서부터 시작이 되었다. 당시 유대인들은 높은 사회적 직위와 직업, 그리고 사적인 거주지를 갖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기에 마이어 암셀은 공동거주지구인 게토에서 고화폐를 수집해 부자들에게 되파는 직업을 가질 수박에 없었다. 총명한 머리에 굉장히 뛰어난 사업 수완을 가지고 있던 마이어는 곧 부자들과 친분을 쌓게 되었고 이렇게 알게 된 부자들의 돈 관리를 해주면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갔다. 어음으로 대출해주고 할인된 어음으로 물건을 사 되파는 방식, 철도를 매각하는 모션을 취하면서 주식을 사 모으다 일거에 다 팔아 경쟁사의 주식을 폭락시키는 방법은 로스차일드 가문이 즐겨 사용하던 방식이었다. 그러나 로스차일드 가문이 진정한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초대 로스마이어의 유지에 드러난 다음의 세 가지다.
첫째, 가족 경영. 로스차일드는 외부의 경영권 개입을 극도로 꺼렸다. 그리하며 로스차일드의 은행과 철도, 금융, 다이아몬드 광산, 각종 사업들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남자들만이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로스차일듣의 딸들은 막재한 지참금을 가지고 결혼하여 로스차일드와 인연이 있는 강력한 구벌이 되어 도왔다. 얘를 들어 아편전쟁을 배후 조종한 사순 가문이나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JP모건, 록펠러 가문, AIG가문은 모두 로스차일드 가문과 연관이 있다.
둘째, 로스차일드 가문이 슈퍼 리차가 될 수 있었던 두 번째 이유는 정보력에 있었다. 암셀 마이어에게는 다섯 아들이 있었는데 런던 파리 비엔나 나폴리로 보내 프랑크푸르트의 본가와 함께 유럽의 주요 거점을 확보했다. 이들은 가장 빠른 정보력과 가문의 모토인 협력하에 최고의 효율성을 담보한 정보망을 완성했다. 이는 로스차일드 가문이 곧 유럽 최고의 금융 재벌이 되도록 했다. 필연적으로 로스차일드 가문은 안정적인 평화 체제를 원하게 되었고 이는 유럽의 세계사와 문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배후 세력이 되도록 했다. 국제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던 것이다.
셋째는 근면과 침묵에서 발현되는 고난 극복의 힘이다. 기회가 왔을 때 모험하지 않는 사람은 평범한 무리에 불과하다는 탊무드의 격언처럼 유럽의 반유대주의, 히틀러의 홀로코스트, 강력한 산업재벌의 등장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2대 로스차일드의 수장인 나단은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상황에서 런던으로 건너가서도 5년 만에 로스차일드의 부를 3배 이상 확장시켰다.
이 책은 앞서 설명한 로스차일드의 저력을 수많은 사례를 통해 제시하고 있어 지루하지 않다. 특히 나는 개인적으로 와인을 좋아하는데 파리 분가와 런던 분가가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며 발전시킨 샤토 라피트와 무통의 이야기는 아주 재미었었다. 갑자기 와인 마시고 싶군. 이 책은 나아가 금본위제를 2004년에 포기한 로스칠드가 새로운 금융질서의 재편을 바라고 한반도 동아시아에 주력하고 있음을 끝으로 맺고 있어 단순한 흥밋거리가 아닌 직접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시사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