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초콜릿 - 두 자매의 삶, 달콤한 초콜릿, 꿈을 함께해준 소중한 사람들
프랜시 박.진저 박 지음, 문수민 옮김 / 라이프맵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달콤한 초콜릿, 마법처럼 찾아온 어린 시절의 첫사랑, 경제적 성공, 따뜻한 이웃들, 그리고 성실한 아버지를 추억하며 서로 아끼고 보듬어주는 어머니와 두 자매.

 

[초콜릿초콜릿]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시트콤이다. [섹스 앤 더 시티] 느낌도 난다. 분위기는 유쾌하고, 문장은 유려하며, 구성은 잘 짜여져 있다. 게다가 멋진 삽화는 책의 진가를 더한다.( 이 책의 첫장을 여는 순간 종이책은 영원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아이패드로 보는 모나리자와 종이에 그려진 진짜 모나리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사랑받고 성공하고 또 당당한 자매들 이야기. 여성들이 너무나 좋아할 만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된장녀나 속물적인 이야기도 아니다. (본래 나는 미국식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지 않는다. 밸런타인데이마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미국식 로맨틱코미디에서 사랑은 그저 양념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사랑 빼고는 부족할 게 없는 뉴욕의 잘 나가는 여성들이 사랑을 그저 프라이드치킨에 양념 바르듯 덧칠해 간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사랑에 대한 깊은 고뇌나 슬픔 없이 그저 구성상 설정해놓은 같지도 않고 깊지도 않은 사랑의 몇 몇 시련을 이겨내고 사랑까지 얻는다는 동화보다도 못한 전개 때문이다.)

 

게다가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공부해봄직한 텍스트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글쓰기의 성공 규칙을 잘 따르고 있다. 저자의 내공이 팍팍 느껴지는데, 실제로 이 책의 저자인 프렌시박과 진저박은 20년 간 낮에는 초콜릿을 팔고 밤에는 글을 썼다고 한다.

 

박 씨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자매는 한인2세다. 아버지는 모두 성실한 사람이었다. 우리 근현대사의 비극을 모두 겪고 미국으로 이민을 간 부모 세대의 아픔과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미국 사회에서 산다는 것의 아픔을 모두 간직하고 있다. 프렌시박과 진저박은 한국인의 핏줄을 가지고 있고 한국인의 정서도 가지고 있지만 그보다 더 미국인의 정서를 가지고 있는 미국인이다. 이것이 그들의 글에 묘한 부조화를 일으키고 또한 그것이 아주 큰 매력이기도 하다. (같은 박 씨라는 성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외국인의 외모를 가지고 살아가는 나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지라, 더욱 이점이 흥미로웠다.)

 

목차를 적어본다. 이유는 초콜릿 때문이다. 초콜릿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 문득 자주 가는 초콜릿 가게의 초콜릿이 먹고 싶어진다. 별 생각 없이 먹어댔는데, 이제부터라도 초콜릿에 관해 좀 더 공부하고 더욱 맛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글이다. 이번 주 토요일에는 초콜릿 가게에 이 책을 들고 한번 들러야겠다.

 

01. 키스의 맛, 바치초콜릿

02. 버건디그라페, 꿈의 가게로의 초대

03. 반달 버터크림 속에 녹아든 꿈

04. 샴페인트뤼플과 밸런타인데이 소동

05. 행운의 밀크초콜릿무스

06. 깔루아트뤼플 그리고 악마의 돔

07. 실연 뒤의 선물, 부숑

08. 피칸츄이바를 좋아하는 남자

09. 먼스터민트패티와 또 한 번의 이별

10. 수제 하우스트뤼플의 비밀

11. 별 다섯 개가 빛나는 초콜릿바

12. 다크아몬드바크는 영원히

13. 레몬헤븐과 새 보금자리

 

나도 이런 글로 한국에서의 삶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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