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마음 버리기 - 흔들리지 않는 마음, 내 안의 부동심 찾기
오제키 소엔 지음, 김지연 옮김 / 큰나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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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이 바람에 흔들리고, 두 스님이 싸우고 있다. 깃발이 흔들리는 것이냐, 바람이 흔들리는 것이냐. 지나가던 혜능선사가 말했다. 깃발이 흔들리는 것도 아니고, 바람이 흔들리는 것도 아니다. 그대들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다. 두 스님들은 놀라 입을 다물었다. 흔들리는 마음 버리기. 어떻게 해야 흔들리는 마음을 버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고뇌하고 번민하는 내 생각을 잠재우고 편해질 수 있을까? 이 책은 갈등하여 밤 지새우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은 모두 3부 2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마음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그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세간의 생각을 뛰어넘는다. 여기서 말하는 세간의 생각이란 흔히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는 불가의 교리까지 포함한다. 예를 들어 보자. 하나, 돈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경멸하는 것이 아니다. 돈을 열심히 벌고 하나도 남기지 말고 써라. 그리 하면 활기가 돈다. 이 활기가 중요한 것이다. 돈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써 버림으로써 돈이 없을 때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맞설 수 있다. 집착에 관하여

 

둘, 흔들리지 않는 마음은 감정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쁠 때는 실컷 기뻐하고 슬플 때는 실컷 슬퍼하여 다른 마음이 끼어들지 못하게 치열하게 사는 것. 이것이 바로 부동심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달라이라마가 떠올랐다. 이 티베트의 고승은 기쁠 때와 슬플 때를 전혀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고 한다. 마치 어린이처럼. 슬퍼할 때는 슬퍼하고 기뻐할 때는 실컷 기뻐하되 결코 그 감정에 함몰되지는 않는다. 즉 슬퍼하거나 기뻐하는 그 시간에는 진심으로 실컷 기뻐하되 물러설 때는 확실하게 물러서는 것이다. 부동심에 관하여

 

셋, 행동해라.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양손에는 바구니를 들고 있을 때, 밑의 사람이 달마대사가 동쪽으로 간 까닭을 물었다. 대답을 하자니 나무에서 떨어지겠고, 아무 행동도 안 하면 이 사람을 무시하는 게 된다. 어떻게 하겠는가? 번뇌는 모순으로부터 시작되고 모순은 삶의 연속이다. 그것을 논리적으로 깨우치는 건 깊지 못하다. 이 책은 행동하라고 말한다. 처절하게 그 자리에 서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화두를 듣는 순간, 병 속의 화두가 생각이 났다. 인터넷에서는 마음도 없고 병도 없고 새도 없는 것이 정답이라고 하지만 그건 다 웃기는 헛소리다. 그게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번뇌에 관하여

 

이 책의 문장은 아주 쉽고 화끈하다. 그러면서도 틀을 깨는 지혜를 보여준다. 나는 예전부터 마음의 번뇌가 심하고 갈등과 고민이 많았다. 이 책은 내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책이다. 지금 당신이 인생의 지혜가 필요하다면, 혹시 그동안의 틀에 얽매여 있다면, 갈등에 밤을 지배우고 있다면 꼭 읽어보고 되새겨야 할 책이다. 근래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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