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 이야기 - 내 안의 우주
김혜성 지음, 김각균.천종식 감수 / 파라사이언스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치아에 다른 사람들보다 유독 관심이 많은 편인데, 이유가 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치아가 좋지 않았다.
이미 20대 초반에 다 썩은 어금니 하나를 발치하고 임플란트 수술을 했기 때문이다.

그 누구보다 양치질을 열심히 하는 편인데도
요즘도 매년 치과를 제집 드나들듯이 드나들고 있다
자연스럽게 입속 세계, 치아와 잇몸에 문제가 생기는 메커니즘 등에 관심이 생긴 것 같다.

아무리 쉽게 풀어쓴 책이라고 해도 자연 과학 서적은 어렵기 마련이다.
그 넓이와 깊이가 남다른 학문이라 그런 것 같다.
이 책은 '생물학'에 가까운 과학 서적이긴 하지만,
입속(치아+잇몸)과 미생물 두 가지 주제에만 집중한 책이다.
무한히 넓어질 수도, 깊어질 수도 있는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밸런스를 잘 유지하면서 끝까지 흥미롭고 쉽게 읽히는 과학 서적이다.

그러면서도 생물학적 기본 지식을 빠트리지 않았다.
미생물의 첫 발견에 관한 역사적 지식,
생물학 내에서 분류한 미생물이 종류 등도 쉽게 표와 그림으로 설명돼있다. 



과학 서적을 읽다 보면 어려운 이름들에 머리가 종종 멍해진다.
이 책은 우선 우리가 들어본 적 있는 익숙한 이름의 세균과 바이러스들을 통해
미생물들의 차이와 다름을 설명해서 기본적 지식을 익히게 한다.
그런 후 입속의 미생물들의 종류를 알려주고 
그것들이 생리적으로 어떤 작용들을 하는지도 함께 설명한다.

더불어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현직 치과의사로 계신 분이라는 점이다.
미생물의 존재가 치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후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어떤 치료를 받아야 될지도 함께 설명했다.
막연히 '이를 열심히 닦아야 한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치아와 잇몸이 문제가 생기는 과정과 결과에 대한 설명은
그 어떤 잔소리보다도 설득력 있게 치아 관리를 열심히 하도록 설득한다.

이 책의 제목에 호기심을 갖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 또한)
입속 미생물에 대한 호기심 이상으로, 
그렇다면 치아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일 것이다.
저자는 꽤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입속 환경을 위해 어떤 것들이 좋고 그 근거도 상세히 설명했다.

과학서를 읽는 이유는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있는데,
이 책은 희한하게 생활 습관을 엄중히 경고하는 책이기도 했다.
물론 쉽고 재밌게 읽히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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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후 아시아 문학선 17
백남룡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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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과는 같은 같은 글자를 공유하지만 다른 감수성을 지닌.
난생 처음 읽어보는 북한의 현대 문학 작품인 백남룡 작가의 '60년 후'이다.


아시아출판사는 참 의미있는 출판사다.
어떤 책을 선택할 때, 출판사를 보고 책을 선택하는 일은 많지 않았다.
출판 업계가 어렵다고 하고, 군소 출판사들이 버티기 어려운 작금의 상황에서도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아시아의 문학들만을 출판하는 국내 유일의 출판사기 때문이다.

아시아 출판사의 책들을 읽으며 내가 영미 문화권에 얼마나 길들어져있나 새삼 느낀다.
아시아 문학들의 신선하고 낯선 느낌은 훌륭한 작품을 읽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다양해지는 느낌, 어떤 다른 세상을 상상하는 느낌. 

북한 작가들의 소설은
구한말의 분단 후 북한으로 간 작가들의 분단 전 소설 외에는 읽어 본 게 없다.
구한말의 지식층인 작가들은 대게 진보 성향이었고 많은 작가들이 북한행을 선택했다.
분단의 아픔은 이렇게 한국 문학에서도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나는 박태원 작가와 백석 시인을 좋아하는데,
분단 후의 두 작가의 집필은 어떗을까?를 상상하며 북한의 문학에 대한 궁금증을 오래 가지고 있었다.




처음 '60년 후'의 앞 뒤 표지들을 봤을 때, 
'북한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백남룡' 이 문장 자체가 매우 생소하게 느껴졌다.
북한에도 체재 선전 책이 아닌 문학이 존재하고, 그것을 사람들이 구매함으로써 '베스트셀러'라는 것이 있단 말인가?

우리는 북한에 대해 잘 알지만 또 전혀 모르기도 하다.
북한 사람들은 어떤 일상을 살아가는지, 사회주의 체재는 어떤 식으로 일을 하고 돌아가는지.
은퇴를 앞 둔 공장 지배인인 '최현필'을 주인공으로
북한에서 공장 노동자들의 계급은 어떻게 수직화가 되어 있는지,
하지만 그 안에서 또 어떤 수평적인 인간 관계와 친목이 발생 하는지 
어떤 영상이나 설명보다도 훨씬 더 북한 사람들의 실생활에 깊이 들어간 느낌이다.

긴 분단의 시간동안
우리의 사고방식의 격차는 얼마나 벌어졌는지 느낄 수 있다.
아직은 사회에서 요구되는 '아버지 상' 과 '어머니 상'에 대한 모습과,
여성과 남성에게 요구되는 모습은 과거의 남한의 모습 같다.
사회에서 일하는 굳건한 일꾼인 아버지, 그를 조력하는 가정적인 어머니.
사회에서는 푸근하고 자상하지만 가족에게만은 엄격하고 근엄한 아버지의 모습이 
훌륭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굉장히 의외의 인물들도 있었는데
한 남자의 아내로만 살고 그의 조력을 기다리는 것 보다
젊은 시절 가족 뒷바라지로 어쩔 수 없이 포기했던 학업을 재게하려는 여성 캐릭터가 있었다.
여성의 학업과 사회진출에 대한 고민 등. 현재 한국문학에서 대두되는 이슈 또한 북한에도 존재한다니.

남 북한의 화해무드가 조성되는 이 시점에 
북한에 대해 너무 많은 오해와 무지함을 가졌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중이다.
북한 전문가들과 정치인들이 설명하는 '국제 정세에서의 북한' ' 최후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국가'
나는 오직 그것만 알고 있었던 건 아닌지..
이 책은 그들의 모습을 감성적으로 이해하기에 좋은 기회가 되었다.


북한의 단어들은 현재 남한 단어와 다른 것이 많다.
남한의 단어들이 시대에 맞춰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과 달리,
북한의 단어들은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것이 많다고 들었다.
남한에 없는 단어들은 각주를 달아 따로 설명이 있다.
이런 차이점을 보는 것도 이 책의 재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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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를 위한 지식 사전
에반 S. 라이스 지음, 김다은 옮김 / 심포지아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사전'이라는 다소 딱딱한 타이틀을 제목에 품고 있긴 하지만,
이 책은 매우 유연하고 가벼우며, 또 타이틀에 걸맞은 유용한 정보까지 싣고 있는 
밸런스가 좋은 책이다.

여행은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현실의 탈출구 같은 것이다.
그래서 요즘 여행 가이드뿐만 아니라, 여행 에세이, 여행 웹툰, 여행 정보집 등
여행 키워드를 품은 책들이 많다.
그 많은 책들 중 이 책은 특별히 개성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우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목차가 없다는 것이다.

정보를 줄 목적으로 만든 책들은 대부분
독자들이 필요한 정보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분류와 목차를 가지고 있다.
카테고리를 나누고 대분류-중분류-소분류로 들어가면서 세분화한다. 실제의 사전이 그러하듯이.

하지만 이 책은 그 부분을 과감히 파괴한 책이다.
이 책은 두 가지 정보를 담고있다.
첫째는 실제적인 여행 정보에 관한 것 (환율, 시간, 비자문제 등)
둘째는 여행에 관련된 흥미로운 역사적 사건들 또는 이야깃거리들이다.




정보와 지식만 나열 된 책을 읽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기란 쉽지 않다.
아마 목차와 색인등을 살펴서 필요한 정보만 체크하고 태그를 달아 놓는 식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정보들과 흥미로운 수다거리가 뒤섞여 있어서
그저 호기심과 재미만으로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알쓸신잡'이라는 티비 프로그램이 떠오르는 책이다.
여행지에 관한 이런 저런 생각과 의견을 얘기하다보면
여기저기 주제가 옮아가고, 자연스레 지식에 닿게되는 좋은 기획의 프로그램이었다.

이 책은 술술 읽힌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보 과부하에 슬슬 지겨워지는 때에 호기심으로 자극한다.
더 필요한 정보나 호기심이을 자극하는 흥미로움이 있다면
독자가 스스로 검색하고 찾아보고 해도 좋을 것이다.

나라와 수도, 통화와 시간대 등을 정리한 유용한 정보들이다.


우리의 실질적인 여행과는 무관할 수도 있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정보들도 함께있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으로서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팁'같은 소소한 이야깃거리들.


나 또한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혼자서 배낭여행을 일 년에 한 번 떠나기로 한 결심을 하고 5년 째 행하고 있다.
주변의 사람들이 나에게 물어봤던 질문들,
내가 처음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알려준 팁들
작가는 그런 여행을 많이한 가까운 친구처럼 이런 이야기들도 함께 수록했다.

어렵지 않고 막힘없이 술술 재밌게 읽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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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아시아 제48호 2018.봄 - 이 사람 An Asian Profile : 흑인 혼혈 모델 한현민 - 17세 소년의 런웨이
아시아 편집부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계간 아시아 2018 봄 호.
문예지의 매력은 신선한 발상의 이야기들을 읽는 즐거움에 있다.
큰 출판사 대부분에서 문예지를 출간하고 있지만, 계간 아시아는 좀 더 특별한 책이다.
그리 크지 않은 출판사에서 휴간 없이 꾸준히 계간지를 편찬하고 있으며,
아시아 작가들의 단편을 읽을 수 있는 '유일한'방법이기 때문이다.

영미권, 유럽권 작가들의 단편은 쉬 읽을 수 있는 반면,
아시아 특히 동남아시아권 작가들의 작품들은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없다.

계간 아시아의 특징은
대부분의 작품들이 바이링구얼로 제공되는 것이다. 
원 언어와 상관없이 한글과 영문 버전이 나란히 실린다.
한국 작가의 작품도 물론 마찬가지고, 소설과 시 모든 분야에 있어서 그렇다.


이번 봄 호의 특징은 한국 작가, 외국 작가 통틀어 소설보다 시가 많이 수록된 점,
심훈 문학상 수상작들이 수록된 점이다.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인도네시아 작가 아유 우타미의 '샤쿤탈라'였다.
개인적으로 시보다는 소설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이번 호의 유일한 아시아 작가의 '소설'인 이 작품이 가장 눈이 갔다.
굉장히 은유적인 표현이 많고 몽환적인 소설이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좀처럼 실체적으로 느껴지는 이야기의 흐름이나 이미지가 없기도 했다. 
그 또한 이 작품의 매력일 수도 있다고 본다.
여성 작가이고, 이슬람권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가정 내 여성의 모습에 대한 이미지가 그려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작품은
이번 호에 많은 지면이 할애된 '17세 소년의 런웨이'다.
이미 미디어를 통해 많이 알려진 소년 모델 '한현민'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논픽션 소설이다.
좀 더 특별한 내용이나 발상이 없기에, 단편 소설로서의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 작품이었다.
영화로 치자면 클리셰로 범벅이 된 작품처럼 느껴졌고,
소년의 성장에 관한 소설은 이미 굉장히 대중적인 주제건만, 
한창 이슈인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소설로써 재탄생 시킬 이유를 작품에서 딱히 찾지 못했기에 
이 소설은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이 소설은 이번 호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쉽게 접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의구심은 모든 문화 콘텐츠에 있다. 음악,영화. 
그보다도 더 낯선 분야가 문학이라고 본다.
다른 세상의 다양한 시각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2017년 겨울호를 구하기 위해 서울의 큰 서점들의 재고 서적들을 검색해보고,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어렵게 찾아서 읽은 기억이 있다.
그리고 찾아온 18년 봄 호도 물론 좋았고, 또 앞으로의 여름호 또한 기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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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 전2권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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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작들 중 좋게 본 책들이 많은데 최세희씨 번역이면 못읽을 책이겠군요. 이름 좀 알려진 번역가라 수상작들 번역 많이 하시던데 제일 멋대로 자기식으로 번역하는 최악의 번역가라고 생각합니다. 깡패단의 방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도 이 분 번역 때문에 많이 아쉬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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