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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사수 효과만점 일본어 첫걸음
야마노우치 타스쿠.커뮤니케이션 일본어 연구회 지음, 커뮤니케이션 일본어 연구회 엮음, 오이 / 사람in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일본어 공부를 93년에 시작했으니 일본어를 알게 된 지 15년 훌쩍 넘었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뚜렷한 목적이 있어서 공부를 시작했던 것은 아니고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은 결정되었고 할 일이 없어 시작했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이겠다. 어학은 절대로 독학이 안 된다는 생각하에 처음부터 학원 등록을 했었다. 문법부터 시작해서 프리토킹까지 지겨운 줄 모르고 공부를 했다.
영어는 12년 공부해도 재밌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일본어는 어렵지만 재미가 있었다.
2년정도 꾸준히 공부한 뒤 종지부를 찍은 것은 일본어 능력시험 1급을 따고 나서이다. 일본어와 아무 상관이 없는 직업이라 일본어를 사용할 때는 일본 드라마, 일본영화, 가끔가다 일본 잡지, 소설 등을 볼 때 뿐이다. 수영, 자건거는 10년이 지나서 해도 잊혀지지 않고 바로 되지만, 어학은 손 놓아 버리면 다시 제수준까지 오르기가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선택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일본어를 처음 보는 사람은 글자가 아니라 그림같다고 한다. 글을 쓴다라는 개념보다는 그려야(!) 하는데 처음 시작을 이상하게 하면 모양이 이상한 일본어를 쓰기 쉽다. 모든 일본어 초보책에는 히라가나, 가타카나를 보고 따라 쓸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된다. 이 책에도 그런 공간이 있다. 그렇지만 글자가 2,3번 써서 외워지나? 책에서 제공되는 칸이 항상 부족하기 마련이다.
백지를 이용해 쓰다보면 모양도 이상해지고 네모칸이 더 있으면 좋겠다 싶은데 이 책은 그러한 문제점을 깔끔히 해결해 준다.
칸이 있는 쓰기노트를 PDF 파일로 다운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히라가나, 가타카나가 모양 잡을때까지 얼마든지 쓸 수 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고양이라면 재수 없는 동물, 영악한 동물이라면서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데 일본 사람들은 고양이를 진짜 이뻐하는 민족이다. 일본에 가보면 고양이 캐릭터가 상당히 많은데 이 책의 주인공도 고양이이다. 주인 잃은 한국 고양이 2마리가 일본 아이 유키, 켄을 만나 적응하는 상황을 제시하면서 독자를 따라오게 만든다.
새 주인을 만나 인사하고 생활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일본어를 제시하고 있다. 언어는 상황속에서 배워야한다.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단어들을 제시하면서 "중요하니까 외워! "라고 강요한다고 해결 되는 문제가 아니다.
주인 잃은 한국고양이에게 감정 이입이 되어 인사말, 새로운 단어들이 머리 속에 쏙쏙 들어온다.
일본어는 남자, 여자들이 쓰는 단어가 다를 때가 많고, 축약도 심하며, 은어도 상당히 많다. 그런 것도 재미나게 섞어 두면서 알고만 있어라 하는데 이미 외워진 상태가 될 때도 많다.
일본어 배우면서 버거운 것은 정말 외울것이 많았다는 것이다.
숫자도 기수, 서수가 서로 다르고, 날짜 말하는 수, 사람 헤리아리는 수, 시간에 쓰이는 수... 모두 다르니 외우고 돌아서도 금방 잊기 쉽다. 이 책에서는 표로 잘 정리해 두었다. 그 표들을 그냥 외우려면 힘들텐데 멋진 MP3 파일이 있다.
어학책을 여러 권 사 봤지만 오디오 자료가 이렇게 멋진 책은 처음이다.
MP3가 4종류가 완비되어 있다.
자세한 설명과 함께 듣기,
정확한 발음을 듣고 따라 읽기,
정확한 발음의 일본어만 듣기,
재미있는 목소리로 일본어만 듣기이다.
책과 같이 할 수 없는 공간, 지하철, 버스 등에서는 자세한 설명과 함께 듣기를 하면 책 내용을 몰라도 이해가 되도록 되어 있고, 혼자 있는 공간에서는 듣고 따라하기를 하면서 내 발음과 원어민 발음을 비교할 수 있었다.
외우기 어려운 동사, 형용사 활용은 정확한 발음, 재미있는 발음의 자료를 듣기만 하면 외우려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머리속에 쏙 들어간다.
책 제목 그대로 참 재미있으면서도 효율적인 일본어 공부가 되었다.
처음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의 손에 쥐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