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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닮은 아이 ㅣ 웅진책마을 18
오카 슈조 지음, 고향옥 옮김, 카미야 신 그림 / 웅진주니어 / 2005년 1월
평점 :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동화를 이야기해 줄 때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는 경험을 자주 한다. 아이들에게 동
화를 들려주려면 나 스스로 좋은 이야기를 많이 읽어야한다고 생각하고 적어도 1주일에 1권의 동화를 읽으려 노력한다. 작년에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동화를 좀처럼 못 읽었다. 그래서 올해는 꼬박 꼬박 동화를 읽어보려한다. 이번주에 선택한 동화는 일본 동화이다.
일본동화는 우리나라와 교육상황이 비슷하기때문에 "예측 가능"한 동화일때가 많다. 판타지와 다양한 소재를 가진 서양의 동화에 비해 감정 이입하기도 쉽다. "바람을 닮은 아이" 오카 슈조의 작품이다.
작가 오카 슈조는 오랫동안 특수학교에서 근무를 했고 마흔에 병이 들어 스스로 힘든 삶을 살면서 아동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바람을 닮은 아이는 가족, 달빛 아래서, 바람을 닮은 아이, 미안해 뎃짱, 휠체어와 빨간 자동차 이렇게 모두 5개의 단편으로 이뤄져있다. 가족은 가족 내에서도 인정받기 힘든 장애아 지로, 달빛 아래서는 마을에서 인정 받기 힘든 장애아 이와, 바람을 닮은 아이는 마을과 학교를 자꾸만 벗어나는 장애아 다다시, 미안해 뎃짱은 친구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뎃짱, 휠체어와 빨간 자동차는 아파트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장애인 다치바나가 등장한다.
같이 살아가는 가족, 동네사람, 학교 공동체, 아파트 공동체에서 손 내밀지 않는 상황을 실감나게 잘 그려져있다. 삼형제 중 가운데 아이인 지로를 형과 동생이 놀리고 힘들게 하는 장면, 같은 동네 살면서도 장애인 이와의 노동력을 우습게 여기고, 노동의 댓가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동네 사람들의 얄팍한 마음씀씀이, 놀려 먹다가도 나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모른척 해 버리는 어린 동심, 기차를 타고 훌쩍 떠나버리는 어린 제자를 한 대 때리고 마음 아파하는 교사, 장애인이지만 나보다 더 여유롭게 사는 듯한 모습에서 정체 모를 열등감을 느끼는 소시민들의 모습에서 현대인들의 모습이 떠 올라 씁쓸했다.
책 속이나 현실에서도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을 기르는 어른들의 마음이 닫혀있다는 사실이 더 기막힌다. 어른들의 폐쇄성은 다름을 이해하지 못한 무지에서 시작되었으므로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런 무지를 깨뜨려줄 필요가 있다.
요즘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교육 받는 통합교육, 장애이해교육등으로 다양하게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는 교육을 받고 있어서 아이들의 이해의 폭을 넓히려 노력한다.
작가 오카는
지구별에 태어나
고작 60년 아니면 70년.
그것이 우리네 인생.
그리고
그것은 단 한 번뿐인 것.
지금 당신 옆자리의
친구들은 물론
풀이며 나무며, 벌레며 새며 짐승들도
단 한 번뿐인 삶을
당신과 함께 걷고 있습니다.
단 한 번뿐인 삶의 여정을
함께 걷는 벗이라고 생각하면
말할 수 없이 그들이
사랑스러워집니다.
라고 부탁하고 있다.
우리와 함께 걷는 벗.
가슴이 뭉클했다.
단편이라서 아이들에게 읽어주기도 좋고 토론할 수 있는 이야기거리가 되겠다.
좋은 책 좋은 작가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