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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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는 알을 남의 둥지로 밀어넣기로 유명한 동물이다. 알을 키우기 싫은 것인지, 알을 못 키우겠는지 다른 둥지에서 잘 자라길 바란다. 그래서일까? 우리들에게 많은 이야기꺼리를 던져주는 동물도 뻐꾸기이다. 많은 드라마에, 소설에 인용되고 있다. 멜로 드라마에 불륜이 추가될 때 등장하는 뻐꾸기.

그 동물을 일본 최고의 추리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가 인용했다.

어떤 이야기에 뻐꾸기를 넣었을까 상당히 궁금하지 않는가?

표지를 살펴보면 2개의 새파란 알이 상단에 하나, 하단에 하나 있다. 그 알들의 일부분은 깨어져있고, 알 속에 아기의 발과 손이 보인다. 알속에 조류도, 파충류도 아닌 포유류인 인간의 발과 손이 보이는 다소 아이러니한 표지. 버려진 아이, 그리고 버려진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 얽힌 이야기이겠다는 추측으로 책을 펼쳤다. 저저번 주에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 백은의 칼이라는 작품을 읽었는데 그때도 나와 거리가 먼 스키장 이야기였는데 이번 이야기도 스키 선수가 주인공이다. 한 때 올림픽에 참가하기도 했던 스키 선수와 그 딸의 이야기이다. 부모가 운동에 재주가 있으면 그 자녀도 운동에 재주가 있기 마련이다. 초등학교에서 운동회를 할 때 학부모 릴레이 선수를 모집하는 경우가 있다. 그때 부모님이 잘 달리는지 어쩐지 알 수가 없는데 대부분 아이가 릴레이 선수일때 부모님께 권유해보면 오케이 하시는 부모님이 많다. 그런 경우만 봐도 부모님의 운동 유전자를 아이들이 갖고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인 유즈키는 스포츠 선수의 재능을 과학적으로 발굴하는 연구를 위해 주인공인 히다와 그의 딸 카자미에게 접근한다. 뛰어난 운동 선수의 유전자 조합 연구를 통해 "시각 정보 처리 능력과 신체 균형이 뛰어나고 순간적인 상화 변화에 대응하는 힘을 겸비하고 있는 F패턴"이 카자미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유전자가 히다에게도 있는지 그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 히다에게 협조를 구한다. 하지만 우리 독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 뻐꾸기 알인 카자미와 그녀를 키운 히다에겐 유전의 끈이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유즈키와 히다의 쫓고 쫓기는 관계속에 카자미가 어떻게 히다의 딸이 되었는지를 알아나가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 와중에 F패턴을 가지고 있으나 운동에 관심이 없는 아이 "신고"라는 등장인물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고민을 던져주었다.

요즘은 진로교육이 힘을 얻고 있다. 아이가 잘 하는 것, 아이가 원하는 것을 미리 발견하여 어릴적부터 꿈을 향해 나아가도록 밀어줘야 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아이의 재능과 아이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으면 어쩌나? 재능을 무시하나? 철없는 아이의 의사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여야 하나?

히가시노 게이고는 우리에게 그 해답을 던져주고 있었다. 카자미가 운동과 상관없는 가정에서 태어나서 길러졌다면 훌륭한 스키선수가 될 수 없을것이라는 것과 아이의 의사와 상관없이 억지로 결정된 미래는 결코 빛나지 않는다는 것을...

추리 소설이다보니 여기 저기 독자들이 헷갈릴만한 먹이를 흘려놓았는데 소설을 다 읽고난 지금 그것들이 아귀가 딱딱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답지 않게 추리소설적인 매력은 없었으나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에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재능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동기부여도 중요하고, 아이의 흥미를 잘 유발시켜 재능과 접목시키지 않으면 타고난 재능도 무용지물이라는 메세지를 주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한 번 읽어보라고 말해 주고 싶다. 그리고 자신의 재능과 흥미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도 생각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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