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북로드 세계문학 컬렉션
제인 오스틴 지음 / 북로드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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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면 일대에 볼 일이 생기면 나는 항상 영광도서에 주차를 한다.

일부러도 사러 나와야 하는 책인데 이럴 때 책도 사고 주차도 공짜도 할 수 있어 마음 편하게 볼 일을 볼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라 생각한다. 어떨 때는 계획 없던 일이 갑자기 생겨 머리 속에 사야할 책 정보가 없으면 무조건 2층에 가서 세계 문학 중에 그 날 가장 갖고 싶은 책을 사 놓는다. 펭귄 클래식 코리아 책을 주로 고르지만 문학 동네, 민음사 책을 고르기도 하는데 어느 날 화려한 표지의 북로드 책이 눈에 띄였다. 세계 문학 전집 표지가 이렇게 예쁠 수가 있나? 꼭 나에게 오는 선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에 마음이 뺏겨 오만과 편견, 폭풍의 언덕, 톨스토이 단편선 3권을 샀다.

표지가 예쁘니 책꽂이에 꽂아 두어도 좋아서 한 참 보고 있다가 오만과 편견부터 읽기 시작했다.

책이 영화화 되었을 때는 가능하면 영화 보기 전에 가능하면 책을 읽어보려고 하는데 책 읽기를 놓쳐 버린 것 중에 제일 아쉬운 것이 오만과 편견이었다.영국 여행을 갔을 때 바스(Bath)에서 제인 오스틴 센터에서 오스틴 마네킹과 사진을 찍으며 반드시 읽어 보리라 했는데 화려한 책 표지때문에 인연이 되었다.

일단 책의 편집 상태를 보면 굉장히 시원시원하게 되어 있고, 가독성이 높도록 줄간 간격도 넓은 편이다. 종이도 완전 흰 색이 아니고 약간 노란 빛이 나서 눈이 안정된다. 영화를 보았기 때문에 내 머리속의 엘리자베스는 키이라 나이틀리였고, 그녀는 책을 읽으며 긴 치마를 나풀거리면서 나에게 다가 왔다. 서로 상대방을 특별하게 생각했지만 표현하지 못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서로 오만과 편견에 휩쌓인 채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하지 못했다. 책을 읽을수록 두 사람의 진심이 서로에게 전해지지 않아 마음 졸이면서 한 장 한 장 넘겼다. 전형적인 신데렐라 이야기 구조이지만 200년 전의 여성이 당당히 자신의 사랑을 찾아가는 모습이 참 예뻤다.

지적이고 아름다운 나만의 엘리자베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가슴 아픈 사실만 빼면 이 작품은 200년 영국 사회의 단면을 알려주는 재미있고, 흡입력 있는 좋은 책이었다. 제인 오스틴의 다른 작품도 눈여겨 보고 꼭 읽어봐야겠다.

이 책을 고르면서 아쉬웠던 것은 번역가의 이름조차 소개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외국 작품은 누가 번역하였는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번역가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북로드 세계 명작에는 번역가가 소개 되어 있지 않다. 변역가의 이름 및 약력을 알려주는 것이 작품에 대한, 그리고 독자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오만과 편견을 처음 읽는데 번역가를 모르고 읽었으니 반드시 다른 "오만과 편견"을 읽어보고 비교해 보리라 마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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