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시간 가량 여유 시간이 생겼다. 커피점에 가서 책이나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서점에서 책을 샀다.

한 눈에 들어오는 책 "소년이 오다"를 골랐다. 책에 대한 정보 없이 무작정 골라서 읽는 것도 무척 흥미로운 일이기때문이다. 책 표지가 참 이뻤다. 한 때는 좋아했던 안개꽃 사이에 살포시 얹혀져 있는 주황색의 타이틀도 좋았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한강" 작가때문이다.

작가의 "노랑무늬영원"을 참 감동적으로 읽었기때문이다. 문장이 차분하고 사랑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그녀의 문장이 떠오르면서 따뜻한 마음이 부풀어와서 이 책을 골랐다. 다시 한 번 노랑색이 주는 따뜻함을 느끼고 싶었다. 쓴 커피를 마시며 읽기에 적당한 문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로 말이다.

6부로 이루어진 제목도 참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다. 어린새, 검은 숨, 일곱개의 뺨, 쇠와 피, 밤의 눈동자, 꽃이 핀 쪽으로...

하지만 몇 줄 채 읽지 않고 나는 '따뜻한 마음'이 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러분, 적십자 병원에 안치 되었던, 사랑하는 우리 시 민들이 지금 이곳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

'왜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이 책 밖에 없지? 하필 이 편안하고 조용한 시간에 말이야.'

안타까웠다. 하지만 책을 덮고 생각했다. '나와 광주와의 인연이 닿은 모양이다 '

이야기는 친구를 군인에게 잃은 동호로부터 시작한다.

'군인들이 무섭지, 죽은 사람들이 뭐가 무섭다고요'라며 시신을 지키는 동호, 군인에게 죽어간 동호 친구 정대, 같이 시신을 닦던 은숙의 5년후 이야기, 같이 시신을 지키던 진수 이야기, 은숙과 함께 시신을 닦던 선주, 그리고 동호 엄마. 모두 끈으로 묶여 있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너무나 가슴아프게 그려낸 한강 작가. 당신 때문에 나는 알고 싶지 않았던 광주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고,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광주처럼 아픈 현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정말이지 소설의 힘은 그 어떠한 교육보다 더 강한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