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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비밀 ㅣ 창비아동문고 208
장 프랑수아 샤바스 지음, 변영미 그림, 김주열 옮김 / 창비 / 2003년 10월
평점 :
우리반 독서의 목표는 "공감"이다. 친구와 같이 느끼고, 선생님과 같이 느끼고, 가족과 같이 느낄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목표이다.
그래서 내가 사서 권하는 책은 주로 "공감"이 테마인 책들이 많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할머니의 비밀이란 책이다.
제목만 봐도 답이 딱 나온다. 할머니 손자와의 소통이 주제일 것 같다. 책의 표지도 할머니와 손자가 서로 폭 안고 있는 장면이 메인
그림으로 나와 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우리나라 동화 "똥싼 할머니"와 비슷한 주제가 아닐까 추측하면서 읽었다.
미키는 엄마로부터 증조할머니께서 오실거고, 같이 방을 쓰게 될 거란 말을 듣게 된다. 어렸을 때 딱 한 번 본 증조할머니. 여든
여덟살의 성격 괴팍한 할머니와 같은 방을 쓰게 된다니, 그것도 아예 살러 오신다니 기가 찬다. 사흘이나 걸려 버스를 타고 오신 페이스 할머니는
전혀 지친 기색도 없이 오셔서 새벽부터 일어나 온 식구를 깨우고 저녁에는 여덟시부터 아무런 소리도 못내게 한다. 할머니를 미워하기 시작할 무렵
할머니의 가방에서 할머니의 일기를 발견하게 된다. 1920년, 할머니가 10살때의 일기였다. 아이들은 할머니를 태어날때부터 할머니였을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할머니에게도 아이시절, 청소년 시절이 있었을거라 생각은 하지만 그것을 알고 싶다고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미키에게는
할머니의 일기가 있다. 일기를 읽으면서 할머니의 아이시절, 청소년 시절을 같이 겪어 나간다.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견뎌야만 했던 증조할머니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된 미키는 할머니를 조금씩 좋아하게 된다. 할머니는 자신의 존재가
이 가족들에게 미소를 잃게 만든다고 생각해서 다시 할머니의 댁으로 돌아가는데, 미키는 큰 결심을 한다. 이번에는 내가 할머니 댁으로 가겠다고
말이다. 할머니 댁에 가서 읽지못한 일기의 나머지 부분을 직접 할머니께 듣게 되고, 할머니를 이해하게 된다.
미국의 1920년대 금주법을 비롯한 다소 어려운 역사이야기가 나오지만, 작가가 쉬운 단어로 설명을 하고 있으며 아이들의 심리를 잘
표현하였고, 여기 저기 웃음 코드를 심어놓아 킥킥거리며 읽을 수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친구들. 한번이라도 할머니의 삶을 궁금하게 여긴 적 있을까? 할머니의 어린 시절을 알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할머니의 일기가 매개가 되어 할머니와 미키가 연결되는 사랑스러운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가족끼리지만 서로를 알려고 노력하지 않고
피상적인 이해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가족끼리도 서로를 알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가족에게 좀 더 다가갈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