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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 1978년 뉴베리 상 수상작
캐서린 패터슨 지음, 도나 다이아몬드 그림, 김영선 옮김 / 사파리 / 2012년 10월
평점 :
지난 주에 "그리운 메이아줌마"의 서평을 쓰면서 뉴베리 상을 탄 소설 중에 내가 아직 읽어보지 않은 책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일관적으로 뉴베리상 수상작들은 줄거리면에서 탁월했기 때문에 미처 안 읽었던 책이 있다면 찾아서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검색을 해 보았더니
내가 읽지 않은 책이 아직 한참 남았는데 그 중에서 1978년 수상작인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가 눈에 띄었다.
사실 1978년 수상작이면 30년 훌쩍 지난 작품인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을 하기도 했지만 제목이 주는 신비감이 책을
읽도록 유도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작가 캐서린 패터슨은 3차례나 뉴베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가 그 시작이었으므로 캐서린
패터슨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읽고 지나가야 할 책이라 생각이 되었다.
작가 캐서린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도 자신의 아들이 책 속 상황과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되어 위로하기 위해서라고 하니 부모의 마음이 녹아
있으면 당연히 따뜻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추측도 책을 선택하는 계기가 되었다.
주인공 제시 올리버 에런스 주니어는 가난한 시골 집의 유일한 아들이다. 유일한 아들이라니 우리나라에서는 축복과 같은 삶이
보장되었겠지만, 제시는 우리들의 예상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아침부터 젖소 젖을 짜야하고, 집안일을 도와야하는 일많은 소년이다.
하지만 첫 대목부터 야릇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달리기 1등이 되고 싶은 나머지 아침에 일찍일어나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달리기 연습을 하는
모습은 운동회때 달리기를 잘하고 싶어 아침마다 뛰었던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요즘 아이들은 달리기를 잘하고 싶은 마음보다 게임 잘하고 싶은
마음, 피곤하여 쉬고 싶은 마음이 더욱 큰 것 같지만....
방학동안 줄기차게 연습해서 1등하리라 생각했던 기대감은 새로 전학온 여자아이 레슬리 버크에 의해 무참히 깨어진다. 또래 아이들과는
다르게 바지를 입고 있는 레슬리는 여자 아이라서 달리기 시하에 끼워주지 않겠다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쉽게 참가를 지지한다.
이런 솔직하고 용기있는 모습에 레슬리의 마음이 열리며 제시와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나간다.
이 둘은 자신만의 비밀 아지트를 만들고 거기에서 백성을 위한 왕과 왕비가 되어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의 날개를 펼친다.
가슴 찌릿한 장면이었다. 자연이 만들어준 비밀 장소에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모습을 우리아이들에게서도 찾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헉" 소리를 낼 수 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장면도 큰 충격처럼 다가왔고,30년이란 긴 세월동안에도 꾸준히 큰
감동을 선물한 이 책의 매력이 참 좋았다. 아이들의 전매특허인 "상상". 이 책에서는 정말 자주 마주하게 되는 장면이다.
아이들아~ 우리들도 우리만의 비 밀 장소를 만들어보는 상상의 세계를 꼭 펼쳐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