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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메이 아줌마 (반양장) ㅣ 사계절 1318 문고 1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5년 4월
평점 :
처음 접하게 되는 책이라도 뉴베리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있으면 '획'하고 고개를 돌려 다시 한 번 본다. 뉴베리 수상작을 읽으면서
아직까지 "뭐 이런 이야기가 상을 탔어?"라고 후회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럴때마다 우리나라에도 신뢰할 수 있는 멋진 아동문학상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부러워하곤 했다. "그리운 메이 아줌마"를 선택하게 된 계기도 오로지 뉴베리 수상작이라는 타이틀 때문이다. 작가 "신시아
라일런트"도 내게는 생소하고 오로지 수상 타이틀을 믿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펼쳐 몇 줄 읽지 않았는데 가슴 한 구석이 찌르르 하고 울렸다.
주인공 13살짜리 꼬마 여자아이 서머는 엄마가 죽은 뒤 친척집을 전전하다가 오브 아저씨와 메이 아주머니께 입양되었다. 서머는
"가엾는 우리 엄마는 나를 받아 줄 누군가가 나타날
때까지 내가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사랑을 남겨 두고 산 것이다"
라고 했다. 하~ 엄마의 사랑으로 엄마의 부재를 견뎠던 슬픈 6살 소녀 앞에 가난하지만 진심으로 서머를 예뻐해줄 수있는 늙고 병든 부부가
나타난 것이다. 겨우 행복한 집을 찾게 된 12살 서머. 자신을 천사라 여기던 메이 아줌마가 밭을 가꾸다가 돌아가신다. 오브 아저씨와 서머는
그저 아줌마를 그리워할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사실은 제대로 슬퍼해보지도 못했다. 장례식이란 형식을 치르느라, 아저씨까지 돌아가실까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슬퍼도 제대로 슬퍼하지 못하고 뭘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12살 꼬마와 평생의 반려자를 잃은 오브 아저씨의 슬픔과 무기력이
절절하게 묻어 나와서 가슴이 메어졌다. 가족의 슬픔을 어떻게 받아 들이고 극복해야할 지 모르는 남아 있는 가족들의 아픔을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잔잔하게 표현했는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을 모르더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겠다 싶었다.
서머의 통학 친구인 클리터스가 오브 아저씨의 친구가 되어 주고, 메이 아줌마의 영혼과 만나기 위해 3시간 거리의 3명이서 여행을
떠나면서 오브 아저씨는 일상을 되찾기 시작한다. 친구의 따뜻한 마음으로 서머도 죽은 엄마, 메이 아줌마를 편안하게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그날 서머는 잠자리에서 메이 아줌마의 믈을 듣게 된다.
"한때는 왜 하느님이 너를 이제야 주셨을까 의해햐 하기도
했지.
하느님은 우리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길
기다리신거야.
우리는 모두 가족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이었어.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꼭 붙잡고 하나가 되었지. 나는 아저씨에게 당신은 나의 달님이고 해님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지. 그리고 서머, 우리 사랑스런 아기가
우리한테 왔을 때, 너는 내게 빛나는 별님이 되어 주었단다."
혈연으로 묶여진 가족들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가슴 아프게 살아가는 경우도 많은데, 입양으로 관계 지어진 서머와 오브 아저씨와 메이
아줌마의 사랑 관계가 정말 따뜻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자신들의 부모님도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사랑해줌을 알게 될 것이고, 부모님에게 더욱 많은 사랑을 줘야겠다고
생각하리라 믿는다.
신시아 라일런트. 당신의 이름을 기억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