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 (팝업북)
장 지오노 지음, 신대범 옮김, 조엘 졸리베 그림 / 두레아이들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부산 시민도서관에는 어린이실에 가면 독서치료 코너가 따로 있다.

세상의 모든 책, 모든 문장은 사람을 치료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독서치료 코너의 책은 특히 아이들에게 고민거리를 치료해 주는 힘을 가진 책들이다. 독서치료코너의 책들을 한 권씩 찾아 읽으며 우리반 아이들에게 소개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다. 나무를 심는 사람은 워낙 유명한 책이라 여러 버전으로 나왔고, 단편 영화로도 제작이 되어 있다. 교과서에 삽입도 되었던 것으로 안다.

내가 이번에 고른 책은 팝업북 버전이다. 조엘 졸리베라는 유명한 그림책 작가로 한국 방문도 했다고 한다. 그녀 특유의 판화풍의 그림은 아이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무게있는 그림인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에서도 역시 작품의 품위를 더해준다고 할까? 그런 그녀의 그림이 팝업북으로 구현되었다.

책의 표지를 열면 옮긴이의 말을 읽고 예쁜 리본 줄을 잡아 당기면 사진과 같은 그림들이 나온다.

텅 빈 산골짜기를 걸어가고 있는 나그네의 모습을 묘사한 장면이다. 그림의 높이를 조절하여 계단책처럼 나타내었는데 황량하기 짝이 없는 장면이 스스르 나타난다. 마치 유령의 동네를 지나는 듯한 차가움이 묻어 난다.

이 이미지를 갖고 아이들은 나그네와 같이 여행을 떠난다. 햇볕이 쏟아지는 유월의 어느 날, 온통 메마르고 거친 풀들만 남아 있는 곳에서 양치기 노인을 만나, 양치기의 집에 머물게 된다.

양치기 노인은 100여개의 도토리를 정성껏 골라 땅에 심는 것을 보게 된다. 3년전부터 10만개의 도토리를 심었으며, 2만개의 싹이 났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 부지런히 도토리를 심는 양치기 노인과 헤어지고 5년동안 전쟁에 참가했던 나그네는 다시 그 지역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자신의 키보다 더 자라 있는 나무들을 보게 된다. 그때까지도 그 노인은 나무를 심고 있었으며 그 일대는 "저절로 생긴" 숲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평화롭게 형성된 숲. 그것은 한 사람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생태였다. 상상과 중간 중간에 펼쳐친 삽화로도 얼마든지 양치기 노인이 만든 숲을 상상할 수 있지만 이 책의 백미는 맨 뒤에 소개되어 있는 팝업 그림이다.

처음과는 대조되는 멋진 나무들의 그림.

생명이 살아 숨쉬는 듯한 아름다운 장면이 아이들의 호흡을 뺏어갈 정도이다.

이 책은 다소 철학적이어서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나무를 심은 사람"을 사랑스럽게 만들어 준 책이다.

이 책이야말로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노인들까지 두루 두루 사랑하겠다 싶다.

멋진 책을 알게 되어 뿌듯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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