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언제 부턴가 우리 주변을 떠도는 단어이다. 내가 어릴 적에는 쓰여지지도 않던 단어이다.
많을 다(多)를 써서 많은 문화,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는 수용의 문화를 일컫는 말로서 교육의 현장에서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를 줄여서 이렇게 부르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단어가 오히려 더 차별을 조장할 때도 있다. 평범한 아이들에게는 붙지 않는 이 단어가 표식처럼 아이들을 구분해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반 아이들에게 다문화라는 것이 "구분"을 위한 단어가 아니라 "존중"의 단어라는 걸 알려 주기 위해 톡서 토론 책을 찾던 도중에 이 책이 나의 레이더망에 걸려 들었다. 독서 토론을 하기에 적합한 글밥이었기 때문이다. 독서 토론을 위한 책은 분량이 너무 많아도 아이들이 다 읽어내질 못한다. 독서 능력이 좀 낮은 아이들을 기준으로 삼아 좀 쉬운 책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글밥이 적다고 하여 너무 간단한 구조면 독서 토론을 할 만한 이야기를 이끌어 내지를 못하는데 이 책은 글밥은 적은 반면 아이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 주었다. 아이들은 재미나게 읽으면서 생각도 하게 되는 두 가지 이익을 얻은 샘이다. 책의 줄거리를 살펴보자,.
이 책의 주인공 세종이는 엄마가 파키스탄인이다. 그래서 피부색이 눈에 띄게 검은 색이다.
동네 형들에게 놀림 받고 같은 반 친구들에게 외면 받는 세종이. 그리고 힘겨운 한국 생활을 해 나가는 세종이의 엄마는 눈물로서 세종이를 달랜다. 세종이의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들에게 "정말 피부색이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만들고, "내가 세종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다문화가 이렇게 문제가 된다면 다른 문화를 받아 들이지 않으면 어떻겠냐는 주제에 아이들은 다른 문화를 받아 들이지 않으면 우리 문화가 발전할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 아이들이지만 고인 물이 썩는다는 일반적 진리를 알고 있는 샘이다.
나와 다르다고 하여 그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라는 점. 나와 다르기때문에 오히려 더 존중해 줘야 한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다른'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다른 것을 존중해야 된다는 것을 알려 주지 않아서 몰랐다고 했다.
책이란 것이 참 놀랍다는 생각을 다시 했다.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이니 말이다.
다문화에 대해서 아이들과 독서 토론을 해 보게 하고 싶다면,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선택하여 읽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