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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두 얼굴 - 사랑하지만 상처도 주고받는 나와 가족의 심리테라피
최광현 지음 / 부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부산에서는 10년째 원북원이란 행사를 하고 있다.
부산 시민의 독서 생활화를 위해 마련되는 행사로 지난해 1년중에 가장 좋아하는 책을 1권을 시민들이 직접 투표하여 선정하는 행사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대회는 물론, 독서 릴레이도 실시하는 대대적인 행사이다. 나 역시 해마다 이 투표에 참가하는데 이번에는 내가 읽어보지 못한 책이 원북원 책으로 선정되었다. 바로 "가족의 두 얼굴"이라는 책이다.
서로에게 상처 줄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가족의 심리테라피라고 한다. 부산 시민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뽑은 책인데 안 읽어 볼 수가 없어서 이번 주에 읽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대가족을 형성하고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서로가 주고 받는 상처가 가족내에서 잘 치유되곤 했는데 요즘처럼 핵가족 형태의 삶속에서는 상처를 주고 받는 사람도 한정적이고, 상처를 주고 받는 이유는 엄청나게 많아져서 한사람의 인성 형성에 가족이 갖는 파워는 엄청나게 커 졌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동의 100%가 가정에 문제가 있는 아동이고, 부모의 잘못된 양육 방식이 아이들의 인성에 고스란히 영향을 준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나는 이 책에서 설명되는 각종 예시들이 절대 과장되거나 창작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작가가 예시로 소개해주는 케이스를 읽으면서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가장 사랑하고 쉽게 용서 받아야 할 가족에게 오히려 저주받으면서 살 수 밖에 없는 삶의 형태가 정말 안타까웠다.
동기자체는 나쁘지 않으나 방법면에서 가족을 힘들게 하는 "선한 의도와 동기"가 오히려 칼이 되어 가족에게 꽂히는 케이스는 정말 가슴 아프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신성시하고 가족때문에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금기처럼 여겨왔다.
그래서 가족이 주는 상처는 그냥 담당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고 교육받아왔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지금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면서 말이다.
냉정하게 우리 가족의 삶을 가만히 바라 볼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나의 가족에게 지나친 희생, 기대, 요구를 바라지 않는가? 그리고 나는 가족에게서 받는 상처가 없느가를 골똘히 생각해 보고, 나로 인해 가족이 더 이상 아프지 않도록, 그리고 가족에게서 더 이상 상처받지 않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번 원북원 선정 도서는 읽으면서 저절로 힐링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힘든 것은 나의 잘못만은 아니다라고 말해 주는 것 같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고 힘든 가족이 없는지 찾아 보고 삶의 형태를 다시 한 번 반성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원북원 선정도서가 아니었다면 모르고 지나갔을 '가족의 두 얼굴'. 쉬우면서도 안타깝고, 눈물나고, 그러면서도 후련한 책이 되었다.
가족들에게 좀 더 따뜻한 시선, 좀 더 관심이 있는 말 한 마디를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