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이 작년 말에 나왔었지. 작년 연말부터 언젠가 한 번 읽어봐야지 하고 생각만하고 있었는데 연이 닿지 않았다. 그러다가 학교 도서관에 신간으로 들어와 있는 것을 보고 얼른 빌려 왔다. 하지만 시간이 또 안 생겨 옆에 두기만 하고 있다가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한 번 읽기 시작하니 멈출 수 없었다. 처음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래서 뭔가 추리를 해내야 하나 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읽었으나 읽다보니 이건 추리 소설이 아니라 즐거운 환상 프로젝트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주를 점령하고 사람의 심리를 읽고, 원자를 쪼개는 어려운 일을 해내는 마당에 딱 한가지 인간이 이루지 못한 일이 있으니 바로 시간을 되돌리는 일이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도, 미래를 알고 싶어도 인간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인간은 운명에 순응하며 살아가지만 가끔씩은 과거를, 미래를 알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상상을 심심찮게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역시 시대의 이야기꾼이다.

단 하루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고리를 상상해내고 착한 인간이 어떻게 이웃을 돕고, 사회에 공헌하며 살아가는가를 아름답게 그려냈다. 책을 읽던 중 어린이 날이라 집에만 있을 수 없어서 책을 들고 아이들과 밖으로 나갔다. 정말 뒷부분이 궁금하여 틈틈히 읽었더니 책 좋아하는 둘째가 무슨 내용이냐고 묻길래 대충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정말 재미있겠다며 뺏어 읽기 시작하는 것 아닌가?

초등학교 6학년이 읽기에 무리가 없을까 싶었지만 쉽게 책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래서 서점에 가서 당장 1권을 샀다. 어린이날 선물이라 하고 줬더니 좋아라 했다.

하하..히가시노의 작품이 사회적 범죄 추리소설이라 재미있긴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읽을 수 있으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작품은 정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이지만 주변 사람들의 고민을 정성껏 들어주었던 나미야씨, 그리고 그의 아들, 그의 증손자들의 순수한 실천이 여러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었다. 착한 사람들이 감동을 주는 사회. 일본 사회가 지금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고, 어렵지만 이런 작가들이 있어서 국민들이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다.

히가시노 게이고, 그리고 그의 작품을 정말 재미나게 잘 번역해 주는 양윤옥 번역작가. 이번 작품은 정말로 읽으면서 행복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자그마한 실천. 그것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사회 전체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더불어 즐거운 어린이 날이 되었음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