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교실 - 여희숙 선생님의 독서.토론 길잡이
여희숙 지음 / 파란자전거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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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담임하는 반 아이들은 1년동안 많은 책을 읽는 편이다. 책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칭찬과 회유를 거듭하면서 책읽기를 독려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가 바뀌고 담임이 바뀌면 책을 많이 읽던 아이들이 점점 책과 멀어진다. 그럴때 아이들에게 왜 책을 많이 안 읽느냐고 물어보면

"선생님처럼 책읽기를 강조하지 않으니까 책이 잘 안 읽혀요."

라고 말한다.

나의 가르침이 1년동안만 유효하는구나 하고 안타까워했다.

나도 안다. 나의 가르침이 다소 강제적이라는 것을. 1년이란 시간이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만들도록 만들기엔 다소 짧다고 늘 생각하면서 강제적인 방법이 먹히는 아이도 있다는 것을 위로해 왔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오래가지 않으니 다른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러자 내 머리에 떠 오르는 책이 바로 여희숙 선생님의 "책읽는 교실"이다. 육아 휴직을 하고 복직을 하였을 때 이 책을 읽었었는데, 아이들에게 책과 가까워지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 주었던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서 교육을 시작했다. 여희숙 선생님께서 쓰신 방법 중에 나의 역량으로 가능한 방법만을 사용해 봤다.

이제 시간이 좀 흘렀으니 좀 더 많은 방법을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책을 펼쳤다.

2005년에 읽었으니까 거의 7년만에 다시 읽는 책인데도 여희숙 선생님의 가르침은 여전히 효과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책 읽는 작업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하여 생활화 하였다.

먼저 학급 문고를 만들고 아이들에게 근접하지 못하게 한다. 아이들은 청개구리 같아서 좋다고 강조하면 싫어하고, 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것은 꼭 해 보고 싶어하는데 이런 심리를 잘 이용하여 아동들에게 먹고 싶은 음식처럼 만들어 놓는 것이다. 멋진 교사들은 멋진 연기를 잘 한다. 낯간지럽더라도 아동들이 스스로 다가갈 수 있도록 연기를 하셨다는 점이다. 그리고 항상 부모님과 연대하여 작업을 한다. 결코 교사의 독단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가정과 연계된 교육이라서 훨씬 큰 힘을 발휘한다.

그리고 책 읽히는 작업에서 연극, 토론, 여행으로까지 독서의 관련 분야를 확장시킴으로써 아동들에게 독서의 생활화가 정착되도록 이끌어준다.

사실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는 학교 교사가 다 판단하기가 참 힘이 든다. 그래서 주로 독후활동 위주로 검사를 한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독서가 즐거운 작업이라기 보다는 하기 싫은 숙제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많다.

참 큰 죄를 지었다. 인생의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책을 증오의 대상이 되도록 만들어 버린 것은 아닐까?

여희숙 선생님은 책과 다가가게 만든 후 독후 활동을 강요하지 않으셨다. 그저 "보물상자"를 만들고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소중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옮겨 적도록 하고, 선생님과의 간단한 대화를 통해 책 읽기를 마무리 하고 선생님의 말씀이 보상이 되는 멋진 경험을 선물해 주셨다.

여희숙 선생님처럼 하려면 굉장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교사의 큰 결심 없이는 어려운 실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올해는 좀 과감하게 시간 투자를 해 봐야겠다. 낯간지럽더라도, 그리고 다소 귀찮고, 성가시고, 때로는 과장되어 보이는 방법일지 모르는 방법도 과감하게 사용하여 아동들을 스스로 책을 찾게 끔 이끌어 주고, 가정과 연계된 강력한 힘을 가진 독서를 이룰 수 있도록 해 줘야 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해 본다.

그리고 두번째는 책을 통해 생각을 키울 수 있는 멋진 작업, 독서 토론을 해 봐야겠다. 말 잘하는 아동보다 책을 읽고 생각을 깊이한 아동이 자극이 될 수 있는 멋진 독서토론을 통해 생각 나누기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줘야겠다.

이 책의 부록에는 아이들과 함께 읽을 수 있는 간단한 읽을 거리도 제공되어 있는데, 읽을 거리를 통해 아동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좋은 선물이다.

우리 교사들에겐 바이블이 된 책,"책읽는 교실". 7년이란 세월이 지나도 큰 힘을 발휘하는 이런 멋진 책을 써 주신 여희숙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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