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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 - 유인경 기자의 더 생생하게, 즐겁게,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
유인경 지음 / 위즈덤경향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두 아이를 키우고 직장을 나가고 남편과 주말부부를 하며 시부모님과 한 집에서 살았던 30대의 내소망은 얼른 50대가 되는 것이었다. 그때쯤 되면 내가 힘들다고 생각했던 요소들의 일부분이 해결되고 내 선택에 의해 몇 가지는 유지한 채 한가롭게 일상을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했기때문이다.
50대가 되려면 아직 몇 년은 남았지만 미리 예측해 본 50대는 30대에 예측했던 편안함만은 아닐 것이다. 50대가 되어도 나 위주로 살아갈 수는 없을 듯 하다. 가족, 직장, 사회가 그때 갑자기 급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과 유사한 형태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살아도 후회하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후회를 줄일 수 있을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유인경 기자의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이다.
이 책의 저자 유인경은 경향신문에 30년 재직한 기자로 종종 아침 방송에서도 특유의 빠른 말로 좌중을 휘어잡으며 사건 정리 및 문제 해결 의견을 제시하는 등 여성의 파워를 보여주는 언론인이다. 적어도 TV에 나오는 언론인이니까 평범한 여성보다는 자기 위주로 살아가지 않을까 추측했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그러니 이런 제목으로 글을 썼겠지. 어떻게 살려고 그러지? 남의 인생을 살짝 엿보고 싶은 생각으로 책을 폈다.
책 표지엔 한 여성이 소파에 두 다리 쭉 펴고 기대듯 누워 책을 읽고 있는 사진이 있고, "세월에 지지 않고 나이에 밀리지 않고 당당한 자신으로 살아가기"란 문구가 나와 있다. 이 책의 핵심 문구다.
책은 크게 4부로 나눠져 있고 그 밑으로 작은 꼭지의 글들이 10개씩 들어가 있다. 딱히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는 그야말로 수필이다. 작가도 순서에 상관없이 쓴 것 같으므로 독자도 손에 잡히는대로 읽으면 되겠다 싶다.
유인경 기자는 이 책의 시작을 새해 기도문으로 시작하는데 기도문이라고 하면 다소 엄숙하고 무겁기 마련인데 어찌나 재미있는 기도문인지 이 책을 아주 유쾌하게 마무리 할 수 있을것이란 기대를 줬다. 30년 기자 생활을 하면서 3년이란 육아휴직 기간 외에는 정신없이 달려 왔으며 치매 걸린 친정엄마와 딸을 돌보며 슈퍼 우먼으로 버텨온 생활을 소개해 준다. 그러다 보니 어느 덧 50대가 되었으며 인간 수명 100세 시대를 생각해 보면 지금이야 말로 진정한 나로 살면서 나를 찾는 것이 중요함을 알려준다. 기자라는 직함때문인지 많은 사람들과 만나 나눈 이야기가 가감없이 소개 되어 있고, 그동안 읽었던 많은 책들의 황금같은 구절을 적절히 인용하여 무게감을 더 해 주고 있다.
오프라 윈프리를 소개하면서 치유의 능력을 가진 힐러(Healer)라고 했는데 유인경 기자의 글도 사람의 마음을 밝고 경쾌하게 해 주었다.
유인경 기자의 방송을 보거나 강연을 들은 사람은 유인경 기자의 글이 그의 평상시 대화와 전혀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될 텐데 굉장히 직설적이며 솔직하다. 그래서 글이지만 유인경 기자의 수다떠는 기분으로 읽힌다.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고 나도 그녀에게 나의 생각을 전달하는 듯한 묘한 착각에 빠졌다.
아직 40대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는 그만하고 나의 100세를 준비하며 나를 위해 소중한 시간, 돈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멋진 여성이 되어 보자고 이 책을 덮으며 각오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