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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소리나는 이야기 - PD수첩 해고작가 정재홍의 진실탐사 12년
정재홍 지음 / 미다스북스 / 2012년 12월
평점 :
대한민국 시청자라면 PD수첩이란 프로그램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알고자 하는 것을 늘 정확하게 알려주고, 어떤 협박이나 권력에도 굴하지 않았던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을 정말 장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하게 된 계기는 한학수 PD가 황우석 사건을 밝혀냈을 때였다.
대한민국의 과학계의 거두였던 황우석. 그의 업적을 하루아침에 부정하는 방송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던 것이 일어났을 때의 황당함과 더불어 대단한 자부심이 생겼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는 언론. 한 마디로 믿음이 가는 언론이라 생각했다. 그 믿음이 가는 PD수첩을 지금은 볼 수가 없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을 객관적으로 보도해주는 프로그램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정말이지 슬프다.
왜 PD수첩의 모습을 볼 수 없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나왔다. 바로 "악 소리 나는 이야기"이다. 이 책은 PD수첩의 메인 작가인 정재홍씨가 쓴 책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정재홍 작가는 PD수첩의 해고작가이다. 더 이상 PD수첩의 작가가 아니란 소리다. 작년 한 해 오랫동안 파업을 하고 현장으로 돌아온 작가팀은 PD수첩 작가의 전원 교체라는 청천벽력을 듣게 된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금도 복지 되지 않아 끝장 캠프에서 투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재홍 작가는 이러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책을 쓴 것이다.
이 책은 먼저 12년동안 PD수첩이 권력과 특권에 맞서면서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줬던 여러 경우를 소개 한다. 이미 4년이 지났지만 범죄자가 되어 있는 용산참사의 시민들, 벌써 수십명을 죽음으로 안내한 쌍용자동차 사태, 온 국민의 치를 떨게했던 장애학생 성폭행 사건, 항우석 신화를 파헤친 사건, 미국산 쇠고기의 진실을 알려 준 사건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손가락이 부족한 예시 자료가 소개된다. 이 사건들을 하나 하나 읽으면서 PD수첩이 없었더라면 우리 나라 역사는 얼마나 뒷걸음질 했을까 싶어 아찔하기도 했지만, 권력의 감시자로서 역할 할 수 있던 그 시절은 그나마 제대로 된 언론이 있었던 행복한 시대였다는 생각을 했다. 2013년 지금. 대한민국에서 제대로 된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있기나 한가 말이다. 권력이 엉터리 장난을 해도 국민은 알 방법이 없으니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PD수첩 작가들이 해고되고 대체 작가를 구하고 있지만 많은 시사교양 작가들이 대체작가가 되지 않겠다고 서명했다고 하니 작가들의 양심적인 행동이 참으로 고마울 뿐이다.
언론이 제대로 서야 나라가 제대로 선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권력의 감시자로 국민들의 알 권리를 책임지는 탐사보도프로그램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는 얼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정재홍 작가님~ 오늘도 추운 곳에서 고생하시겠지요. PD수첩이 지나온 길과 역할에 대해 자세히 잘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작가님의 PD수첩 사랑이 절절히 느껴졌습니다. 이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되고 TV에서 PD수첩을 볼 수 있는 날이 다시 오길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