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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4월
평점 :
'시간을 파는 상점'이 인터넷 베스트 셀러에 올랐다. 자세히 보니 '제 1회 자음과 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자음과 모음은 우리 아이들 책을 자주 구입하던 출판사이다.
전집으로 구입을 하여도 전혀 아깝지 않는 양질의 책을 만들어내는 출판사에서 '청소년 문학상'이라는 상을 만들어냈다니 정말 반가웠다. 많은 청소년 작가 지망생으로 하여금 희망을 갖게 만들고, 또 독자들에게 좋은 작품을 선물하겠구나 싶었다. 제 1회 작품부터 눈여겨 봐야지 하고 사 놓았는데, 딸 아이 학교 필독서라고 해서 딸 아이부터 읽었다. 재밌단다. 다른 필독서는 지루한데 이 책은 얼른 읽어내길래 흡입력이 강한 소설인가보다 했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와서 책을 펼쳤다.
표지에는 영화 '찰리와 초콜릿'의 주인공이었던 조니 뎁과 같은 모자를 쓴 사람의 머리속이 훤희 열려있다. 여기 저기에 널려 있는 시계들의 시각은 각각인데, 어느 시계의 시간이 맞을까? 시간을 판다니까 판타지 소설 장르일까? 표지만으로도 충분히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만했다.
요즘 대한민국의 성장소설은 좀 어둡다. 청소년들의 현실을 소설에 나타내려하니 왕따, 부적응, 학교 폭력으로 어둡고, 잔인한 장면의 노출 일색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희망으로 가득 차야 할 청소년시기가 심각하게 그려지는 현실이 슬퍼서 성장 소설 읽기가 겁이 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시간을 파는 상점'에는 바람직한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자리에서 꿋꿋하게 이상을 키워 나가는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그러다보니 쓸데 없이 얼굴 주름 만들어가며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아도 되니 읽는 내내 즐거웠다. 소방관이었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힘들게 추억을 되앂으며 살아가는 온조이지만 밝고 건전한 생각으로 온조를 보호하고 자라게 해 주는 엄마가 계셔서 중심을 잃지 않고 자라는 청소년이 된 듯 싶다. 주변의 친구를 사랑하고, 크로노스적 시간을 카이로스적 시간으로 바꾸어 가며 보람된 일을 하기 위해 애쓰는 온조를 만나고, 그 온조를 지켜주는 소중한 친구들을 보면서 가슴 뿌듯했다.
이 책의 뒷면에는 자음과 모음 청소년 문학상 심사관이었던 이상권 작가와 김선영 작가의 대담이 나와 있는데, 김선영 작가의 생각처럼 우리 나라의 청소년 소설이 소재와 생각의 폭이 좁다보니 영역의 폭을 넓혀가지 못한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상당히 공감을 했다.
어린이 소설, 청소년 소설 모두, 현실의 어두운 면에서 탈피해서 다양하고 즐거운 소설이 많이 탄생했으면 좋겠다. 김선영 작가가 몸에 딱 맞는 옷이라고 했던 청소년 소설 분야에서 좋은 소설을 많이 써 주셔서 우리 아이들이 읽고 즐거워하고, 행복해했으면 좋겠다.
작가님!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