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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전달자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0
로이스 로리 지음,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중, 고등학교때 읽었던 소설은 주로 세계 명작이었다. 탈무드, 적과 흑, 죄와 벌, 전쟁과 평화 등등을 읽으면서 감동을 느끼기도 했지만, 어려워서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통과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재미가 있어서 읽었다기보다는 의무감으로 읽었던 기억이 많았다. 요즘 나는 내 딸들이 읽을 책을 고르면서 참으로 많이 놀라곤 한다. 어려운 명작을 가져갈 필요 없이 재미난 읽을거리가 넘쳐난다. SF 소설을 비롯하여 재미난 창작 소설, 성장 소설 등등 아이들 손에 들어가면 빠져 나오지 않는 읽을 거리가 많아서 독서의 기쁨을 누리도록 만든다.
기억 전달자. 이 책 역시 아이들에게 유명한 SF소설중 하나이다. 해리포터와 더불어 원서로서도 많이 읽힌다고 한다. 나도 진작 읽어봐야지 했는데, 이제서야 인연이 이제야 닿았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서 바로 아이들에게 보여 주었더니 손에서 떼지 않고 계속 읽어냈다. 속으로 '흡입력 있는 소설인가보다'했다. 아이들이 다 읽고나서 나도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명확하고 간명한 문장이 상황 설명을 정확하게 해 주어 한 편의 영화를 보듯이 눈 앞에 장면이 펼쳐졌다.
미래를 상상하는 SF 소설이나 영화는 참 많았다. 로봇이 세상을 지배하는 곳, 요람에서 무덤까지 계획되고 통제되는 사회, 인명이 무시되고 기계적인 삶을 살게되는 사회 등에 익숙해서 웬만한 조절 장치에는 눈깜짝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기억전달자처럼 마음 아픈 미래는 없었다.
사람들을 통제 하기 위해 감정을 억제하는 약을 매일 먹어야 하고, 선택의 권리는 없으며 주어진 삶을 살아야하고 제대로 삶을 꾸리지 못하면 임무해제를 하는 세상, 그것이 인간이 선택한 미래의 삶이라니 얼마나 착찹한지,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아이들의 반응 역시 '통제'를 통해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은 의미없다는 것이었다. 특히 자신의 의지를 제대로 펼칠 수 없는 어린 아이들, 쌍둥이란 이유로, 밤에 잠을 잘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임무해제되는 끔찍한 상황을 맞이해야 하는 사회라는 것이 끔찍하다 생각한다.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인간은 가치 선택을 통해 사회를 진보시켜 나가야 한 것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된다고 한다.
이 책이 원서로도 한국 아이들에게 많이 읽히는데, 왜 그렇냐면 이 책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하지 않으면 경고를 받는다.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것을 확실한 언어로 표현해야 하는데, 영어 문장도 명확하다고 한다. 얼마나 정이 똑 떨어지게 명확하게 나타냈는지 원서를 구해 읽어봐야겠다. 로이스 로우리, 작가의 이름을 외워본다. 다음에 꼭 다른 작품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