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박은식 한국통사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24
윤민정 글, 김용회 그림, 손영운 기획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애들 데리고 도서관에 가면 한번씩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선을 빌려오곤 한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는 요즘 아이들에게 많이 읽히는 학습만화의 일종이라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읽어보라고 할 요량으로 빌렸다. 사실 제목만 봤을 때는 나도 접해보지 못한 인문학들이라 '나도 시간 나면 읽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좀 있긴 했다. 집에 가져다 놓으니 아이들이 어렵다고 못 읽겠다고 한다. 그래? 그럼 내가 읽어봐야지 하고 책을 펼쳤는데, 정말 아이들에게 어렵겠다 싶었다.

이 책은 아동 코너에 꼽혀 있을 것이 아니라 청소년 코너에 꼽혀있어야 맞는 책이다. 어려운 인문학을 만화를 통해 어른들에게, 청소년들에게 이해 시키기 위한 책이라고 나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시간 나면 가끔씩 빌려 읽으면서 나름의 정리를 한다. 그만큼 쉬운 책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번에 빌린 책은 박은식 선생의 "한국통사"이다.

한국통사. 학창시절, 국사 과목 시간에 열심히 외웠던 기억은 있지만, 어떤 내용인지 사실 잘 몰랐다. 한국통사의 통이 통할 통(通)이라고 생각했지 아플 통(痛)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책은 한국통사의 제목부터 설명해주었다. 우리나라 아픈 역사를 기록한 책이라했다.

이 책의 저자인 박은식 선생은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긴 자신이 살던 시기가 가장 아픈 시기라 생각했고 그것을 기록했다. 박은식은 서론에서 자신을 태백광노(太白狂奴), 나라잃어 미쳐버린 노예라 칭하면서 "이제 우리나라의 모양은 허물어져 버리고 말았지만 정신은 살아남아야 할 것이다. 정신이 존재하여 없어지지 않으면 모양도 언젠가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이 때문에 나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집필하는 것이다"라고 글쓰는 의도를 정확하게 밝혔다.

역사가 있다는 것은 국혼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한 박은식 선생은 역사를 기록함에 있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였던 것이 조선의 독립이었던 것 같다. 지금의 아픈 역사를 기록하되 읽는 이로 하여금 나라를 되찾아야 된다는 각오를 다지게 하도록 자신의 평을 썼다고 한다.

사실 학창시절에 역사를 배울 때 근,현대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시험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서 깊이 있게 생각도 못한 까닭인지, 읽어나가면서 이런 사건도 있었어? 라고 놀랐던 것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박은식 선생이 상하이 임시 정부 제 2대 대통령이었던 것도 몰랐고, 박은식 선생이 주필로 있던 황성 신문이 우리나라 신문사상 최초의 합자 회사였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일제 시대가 우리의 아픈 역사이긴 하지만 그 고통의 터널을 뚫고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박은식 선생처럼 올바른 역사관을 가진 언론인, 교육인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백성들에게 현실을 알려주고 나아가야할 길을 밝혀준 역할을 하셨기 때문에 독립의 희망을 놓지않고 줄기차게 버터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임시정부 시절을 대한민국 역사로 생각하지 않는 현 정부, 우리 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는 언론을 가진 현재의 대한민국이 참으로 걱정스럽다.

박은식 선생님처럼 우리에게 올바른 길을 알려주고 가르쳐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둡지 않을 것이라고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인문학에 대해 잘 알고 싶지만 겁이 나는 사람들은 감영사에서 제작한 "서울대 선정 인문 고전 50선"을 꼭 한 번 살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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