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비밀의 방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55
조규미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이금이 작가의 책을 좋아하다 보니 푸른책들 출판사 책을 많이 읽었다. 그때마다 우리나라 작가가 쓴 아동, 청소년 소설을 주로 출판해 주는 푸른책들 출판사에게 한없는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된다. 내가 청소년 시절에 읽었던 책들은 거의 다 외국 소설이었다. 그때는 우리나라 작가가 쓴 청소년 소설이 거의 없었던 탓이었다. 대한민국 청소년으로서 정서를 공감할 수 있는 컨텐츠가 없다는 것은 슬프다는 감정을 넘어서 분노할 일이다. 아이들에게 우리 문화와 감성을 공유하는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이들로 하여금 문화 사대주의에 빠지게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때문에 푸른책들 출판사와 같이 청소년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출판사가 참 고맙다.

또 하나 고마운 것은 <푸른문학상>이라 하여 아동, 청소년 소설 분야의 신인을 발굴하고 있는데, 올해로 10회를 맞이하고 있다. 2분야에 걸쳐 수상하는데 <미래의 작가상>과 <새로운 작가상>으로 나뉘는데 새로운 작가상을 받은 작품을 묶어 <열다섯, 비밀의 방>이란 제목으로 책을 냈다.

따끈 따끈한 책이 나의 손에 도착하자 마자 읽기 시작했다.

음성 메시지가 있습니다, 열다섯 비밀의 방, 안녕하세요 그에게 인사했다, 마마보이와 바리스타 모두 4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왕따 사건의 가해자였던 진수가 우연하게 다른 학교 왕따 사건의 피해자 휴대폰을 주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기록한 "음성 메시지가 있습니다"를 통해 왕따 사건을 조명하였다. 그냥 재미로 했던 행동이 왕따 사건의 가해자가 되도록 만들었으며, 가해자도 상처 받고 고통스러워한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이 책의 제목과 같은 열다섯 비밀의 방에서는 엄마의 우울증으로 인해 혼자 책읽고 혼잣말을하고 혼자 음악듣고 혼자 돌아다니는 여학생 화진이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전개된다. 가슴 아픈 반전으로 한동안 멍할 수 밖에 없는 단편이었는데, 최근에 읽은 반전 중에 최고였다.

안녕하세요, 그에게 인사했다는 청소년 동성애를 소재로 했는데, 이제 우리의 청소년 문학계도 과감한 소재를 선택하는구나 싶었다. 예전 같으면 절대로 소설화 될 수 없는 소재이다. 읽으면서도 이럴 때는 어떻게 이끌어줘야 할까 하고 한참을 고민했다. 만약 나의 아들이라면? 끊임없이 힘들어하겠지? 라면서....

마지막 마마보이와 바리스타는 엄마의 계획대로 인생을 살아가는 모범생과 자신의 앞길을 스스로 개척해 가는 문제아의 대비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 꿈과 같은 이야기여서 좀 지루했다.

단편 4편을 순식간에 읽었는데, 읽는 시간보다 여운이 남는 시간이 훨씬 긴 멋진 소설이었다. 현실의 청소년들의 문제를 정확하게 그리려 노력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었다.

중학생인 딸아이도 같이 읽었는데, 퍽 재미있었고 감동적이었다고 말해주었다. 이렇게 좋은 컨텐츠를 가진 청소년 소설이 앞으로도 많이 나와서 우리 청소년들이 고민을 공유하고 감정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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