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는 잠들지 않는다
임종욱 지음 / 북인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남해에 자주 놀러가는 편이다. 보리암도 좋고, 상주 해수욕장도 좋고, 남해 편백휴양림도 좋고, 독일인 마을도 좋고...좋은 것을 꼽자면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그때마다 이정표에서 "김만중 유배지"를 보곤 하는데, 고등학교때 배운 "구운몽"의 저자가 김만중이라는 것 외에는 아는 것이 없어 그냥 지나치곤 했었다. 김만중에 대해 좀 더 알게되면 저기로 발걸음을 옮기게 될까?라고 생각하면서...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는 제 3회 김만중 문학상 대상 수상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이 타이틀을 보는 순간 내가 스쳐지나갔던 김만중의 유배지가 떠올랐고, 거길 가기 위해서 이 책을 꼭 읽어야되겠다는 의무감이 생겼다. 그래서 얼른 펼쳐들었는데, 책의 표지에 김만중으로 짐작되는 선비가 바다로 난 정자에 앉아 열심히 글을 쓰는 장면이 수묵화로 그려져있다. 임종욱이라는 작가가 낯설어 살펴보니 한문학을 전공한 학자이다. 김만중에 대한 논문을 찾아봐도 되겠지만 어쩌면 이 책에서 논문에서 찾을 수 없는 귀한 정보를 많이 찾게 될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그리고, 김만중의 남해 유배기간을 시간적 배경으로하여 쓰여진 역사소설인만큼 혹시 사실과 다른 점이 있더라도 픽션과 팩트를 알아가는 기쁨이 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실마리 역할을 이 책이 할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가 생겼다.

이 책은 모두 15신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각 신의 시작은 김만중과 그의 아내가 한글로 서로 주고 받는 편지글이다. 각 신 내용의 액기스랄까 마중물이랄까? 김만중과 그의 아내의 대화를 통해 모든 것을 알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다. 한글로 씌여진 마중물을 읽고 대략적인 줄거리를 파악 한 뒤 작가의 상상력이 이끄는 세계로 발걸음을 옮기기 때문에 쉽다고 생각이 들지만 때로는 스포일러에 노출된 영화를 보듯이 다소 김빠질때도 있었다.

한학자인 작가가 무척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간결 명료한 문장으로 상황을 잘 묘사해 주어서 어린 학생들이 읽어도 무리가 없겠다 싶었다.

어머니를 사랑하고, 아내를 아끼는 김만중은 다정다감한 성격이었던 모양이다. 어머니를 위해 한글소설을 쓰고, 백성을 사랑하여 유배지에서도 각종 송사를 해결하려 애쓰는 모습은 소설 속 김만중의 모습이 아니라 실제 그의 모습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전혀 정보가 없었던 김만중의 유배생활을 알게 해 준 이 소설은 좋은 정보와 더불어 동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앞으로 작가 임종욱을 눈여겨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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